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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평균 수명, 국민 기대 수명 83.5세보다 ↓…롯데 신격호 '최장수'


90세 이상 장수한 비중 15% 수준…최종건 SK 창업주, 47세로 가장 일찍 타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과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가 유명을 달리한 가운데 오너가의 수명(壽命)이 재계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재벌 중에서 가장 장수한 인물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꼽혔고, 가장 빨리 별세한 이로는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함께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1990년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함께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3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재벌가 평균 수명(壽命)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내 재벌가 중 작고(作故)한 60여 명의 평균 수명은 '77세'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 대상 60명 내외 중 90세 이상 비교적 장수한 경우는 15% 정도였고, 60세 이전에 별세한 비중도 1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5년 단위별로 구분해보면 85~89세와 75~79세 사이에 타계한 경우가 많은 편에 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997년부터 관리해온 대기업집단(그룹) 중 해당 그룹 전·현직 총수를 비롯해 주요 오너 경영자 등 이달 1일 이전에 별세한 62명이다. 그룹이 이미 해체돼 사라진 곳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이번 조사 대상 60명 내외 재벌가의 평균 수명은 '76.8세'로 조사됐다. 평균 수명보다 긴 경우는 62명 중 36명(58.1%)이었다. 향년 나이순으로 놓고 보더라도 62명 중 78세가 중간에 해당했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민 기대수명 83.5세보다 낮은 수준이다. 실제 84세 이상 삶을 누렸던 재벌가는 62명 중 22명으로 3분의 1 수준 정도에 그쳤다.

1990년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함께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그래프=CXO연구소]

60여 명 중 5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향년 85~89세 사이가 12명(19.4%)으로 최다를 차지했다. 이 중 향년 85세와 86세가 각 4명으로 많았다. 이종덕(1915년 출생~2000년 별세) 세아그룹 창업주, 박경복(1922~2007년) 하이트진로그룹 창업주, 구자원(1935~2020년) LIG그룹 회장, 정상영(1936~2021년) KCC 명예회장은 별세 시점은 서로 달라도 향년 85세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또 정주영(1915~2001년) 현대 창업주, 신용호(1917~2003년) 교보생명 창업주, 정인영(1920~2006년) 한라그룹 명예회장, 구평회(1926~2012년) E1 명예회장은 86세에 생을 마감했다는 점이 닮았다.

80대 후반 다음으로는 75~79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이 11명(17.7%)으로 높았다. 70대 후반 중에서도 조홍제(1906~1984년) 효성그룹 창업주, 이재준(1917~1995년) DL그룹 창업주, 이건희(1942~2020년) 삼성전자 회장처럼 향년 78세인 오너경영자가 3명 있었다.

이어 80~84세(8명, 12.9%), 90~94세 및 60~64세(각 7명, 각 11.3%), 70~74세(6명, 9.7%), 65~69 및 50~54세(각 3명, 각 4.8%), 95~99세 및 55~59세(각 2명, 각 3.2%)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40대에 세상을 일찍 떠난 경우도 1명(1.6%)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100세 넘은 재벌가는 명단에 없었다. 75세 이전에 별세한 재벌가도 22명(35.5%)으로 평균 3명 중 1명꼴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자 중 90세 이상 비교적 장수한 오너는 9명(14.5%)으로 조사됐다. 가장 장수한 총수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격호 창업주는 1922년에 태어나 2020년에 생을 마감해 향년 98세였다. 조사 대상자 중 가장 긴 삶을 영위했다. 그 다음으로 김상하(1926~2021년) 삼양그룹 회장이 95세를 일기로 생을 보내며 비교적 장수한 오너가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이어 구자경(1925~2019년) LG그룹 명예회장 94세, 구태회(1923~2016년) LS전선 명예회장 93세, 이동찬(1922~2014년) 코오롱그룹 회장 92세, 이인희(1928~2019년) 한솔그룹 고문 및 김향수(1912~2003년) 아남그룹 창업주 각 91세, 이회림(1917~2007년) OCI그룹 창업주 및 이원만(1904~1994년) 코오롱그룹 창업주는 각 90세에 타계하며 장수한 오너 경영자 그룹군에 포함됐다.

이와 달리 최종건(1926~1973년) SK그룹 창업주는 47세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 경영자로서 화려한 꽃을 다 피워내지 못했다. 50대 초반에 별세한 경우도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를 포함해 3명 있었다. 박병규(1925~1977년) 해태그룹 창업주는 52세, 채몽인(1917~1970년) 애경그룹 창업주는 53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여기에 정몽헌(1948~2003년) 현대그룹 회장 55세, 김종희(1922~1981년) 한화그룹 창업주도 향년 59세로 50대에 부고 소식이 전해졌다.

조사 대상 62명 중 오너 경영자들이 별세한 이들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9년이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별세 소식은 2019년 1월 30일 전해졌고, 3월 3일에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4월 8일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별세했다는 비보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같은 해 12월 9일에는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주, 12월 14일에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유명을 달리했다.

1990년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함께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그룹]
[표=CXO연구소]

부자 사이 그룹 총수 중에는 아버지가 아들보다 수명 나이가 10년 이상 더 긴 경우도 여럿 있었다. 대표적으로 한진그룹 조중훈(1920~2002년) 창업주와 그의 장남인 조양호(1949~2019년) 회장은 각각 82세, 70세에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조중훈 회장이 아들 조양호 회장보다 12년 이상 더 오랜 삶을 보낸 것이다. 이회림 OCI그룹 창업주도 그의 장남인 이수영(1942~2017년) OCI그룹 회장보다 15년 길게 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학엽(1903~1985년) 진로그룹 창업주와 그의 장남인 장진호(1952~2015년) 진로그룹 회장도 각각 82세, 63세로 두 부자간 수명은 19년 차이났다. 이종덕 세아그룹 창업주와 이운형(1947~2013년) 세아그룹 회장 부자지간도 아버지가 아들보다 19년 더 길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도 그의 장남 구본무(1945~2018년) LG그룹 회장보다 21년이나 더 오래 삶을 영위하고 세상을 떠났다. 국내 1위 그룹을 태동시킨 이병철(1910~1987년) 삼성 창업주와 3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각각 77세, 78세로 두 부자의 삶의 길이는 다소 비슷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오너 중심 경영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그룹 총수의 수명(壽命)은 후계자에게 경영 수업과 그룹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보이지 않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그룹 총수가 일찍 유명을 달리할 경우 후계자 선정과 지배구조 변화 및 사업 구도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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