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5년전 이곳에서 협력약속 했으나…전세계 통신사 "망 투자 분담하라" [MWC2022]


GSMA 망 투자 분담비와 관련한 합의 이뤄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통신사와 협력하겠다."

리드 헤이스팅스 공동창업자 겸 대표(CEO)는 2017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 컨퍼런스에 참가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발표와 달리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와 망 이용대가를 두고 줄다리기 싸움에 여념이 없다. 대표적으로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전에서 패소했으나 항소를 이어가면서 지난한 법정다툼을 마다하고 있지 않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등 트래픽 폭증을 야기하는 글로벌 공룡에 대한 통신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법적 판단이 내려진 국내 사례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인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이통사와의 협력을 통해 이같은 갈등을 해결하겠다고 나선지 5년후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전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CP가 망 투자비를 분담해야 한다는데 합의를 이뤘다.

한국을 대표해 GSMA 이사회 회의에 참석한 구현모 KT 대표는 “망 투자를 지금까지는 통신사업자 혼자 해왔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CP도 망 투자에 대한 분담을 해야 한다는 것에 GSMA 차원에서 전세계 이통사들이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샌드바인 트래픽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과 메타,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6개 기업에서 발생하는 트래픽 사용량은 전 세계 총량의 56.96%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3.1%에 비해 13%p 가량 늘어났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글로벌 콘텐츠 제공사업자(CP)의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대해 인터넷 제공 사업자(ISP)가 감당할 수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며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4일 오스트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망 이용대가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CP의 네트워크 유지비용 분담없이는 폭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일갈이다.

A1텔레콤과 마젠타텔레콤 등 오스트리아 통신사는 ISP가 가입자의 인터넷 요금을 통해 지속적인 네트워크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나 대역폭을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는 인프라를 무료로 사용하고 국내 부가가치에 거의 기여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영국 통신사 BT 고객담당인 마크 앨레나 CEO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영국 프리미어리그 6경기가 동시 스트리밍 서비스되면서, 트래픽 폭증을 유발했으며, 이에 따라 기존 BT의 네트워크 용량을 크게 상회하는 해프닝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소수 테크 기업이 최대 80%의 트래픽 유발함으로써 망 부하가 발생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프랑스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지난 3일(현지시간) EURACTIV에 따르면 통신사업자연맹 FFT가 프랑스 대선 후보들에게 통신산업 관련 15의 제안을 했으며, 그 중 하나가 대형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가 네트워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스 통신 규제기관 ARCEP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전체 트래픽 중 넷플릭스가 20% 이상으로, 가장 큰 비중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한국 사례 주목하는 전세계

로슬린 레이튼 박사는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를 통해 ‘2300만 한국인들은 500만 넷플릭스 가입자를 위해 더 많은 인터넷 요금을 내야 하는가?’를 주제로 직접적인 한국 상황을 지적했다. 레이튼 박사는 인터넷 규제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덴마크 올보르대학교 교수이기도 하다.

여기서 2천300만은 국내 인터넷 가입자를 의미한다. 그는 넷플릭스의 SK브로드밴드 트래픽은 1천300Gbps에 달하며, 한국 전체 네트워크 용량면에서도 7.2%를 소비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이를 위해 SK브로드밴드는 유지보수와 증설에 비용을 투자했으나 넷플릭스로부터는 그에 따르는 비용 상쇄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대신 제시한 오픈커넥트(OCA)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했다.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은 인터넷 사업자(ISP)가 중립 캐싱 솔루션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OCA의 경우 ‘오픈 접속’ 요건을 모색하지 않았으며, 다른 콘텐츠 사업자를 위해 용도를 변경할 수 없으며,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유휴 상태로 유지된다고 꼬집었다.

즉, OCA가 통신사 트래픽을 줄이고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대안이라는 말은 반대로 작동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OCA 운영이 상당한 에너지와 유지보수 비용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시청환경이 개선되면 최종 사용자가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된다. 비용은 비용대로 들지만 이는 넷플릭스만을 위한 일이며, 또한 최종 사용자의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다면 라스트마일 측면에서의 ISP 부담이 배가된다. OCA가 오히려 ISP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

아울러 넷플릭스는 인터넷 사업자가 콘텐츠의 저장과 처리, 전송비 등을 넷플릭스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가입자에게 전가한다고 했으나, OCA는 넷플릭스 가입자에게 이득이 될 뿐 미 가입자들에게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천300만 인터넷 가입자가 500만 넷플릭스 가입자를 위해 비용을 더 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레이튼 박사는 이에 대해 공감할 수 없으며, 넷플릭스가 ISP의 지속적 투자를 보장하기 위해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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