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NHN이 올해 다각도로 웹툰 지식재산권(IP) 확보에 나선다. 웹툰제작 스튜디오를 내부에 꾸려 자체 독점 콘텐츠는 물론 웹소설,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들의 웹툰화를 시도한다. 웹소설 스튜디오 등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외부 IP 확보에도 공을 들인다.
이를 토대로 NHN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영문명 포켓코믹스)'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전역에서 여성향 웹툰 플랫폼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인기작들은 물론 새로 연재되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유럽·남미 등 다양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일경 NHN 코미코사업본부 이사가 23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NHN]](https://image.inews24.com/v1/1447452f17bfc3.jpg)
◆제작 중인 웹툰만 100여개…"'아내의 유혹'도 웹툰으로"
김일경 NHN 코미코사업본부 이사는 지난 23일 '아이뉴스24'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글로벌 진출을 위해 다양한 작품에 대한 판권 계약 등 준비 과정을 거쳤다"며 "올해 본격적으로 '포켓코믹스' 플랫폼의 서비스를 유럽·남미 등 글로벌로 확장하고 로맨스판타지 등 여성향 웹툰 플랫폼으로서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핵심은 자체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다. NHN은 지난 2020년 하반기 웹툰 제작 스튜디오를 꾸리며 자체 독점 콘텐츠 확보를 위한 채비에 들어갔다. 타 플랫폼에서 인기작을 연재했던 작가들과 유명 플랫폼·제작사 출신의 PD들을 다수 영입했고 이를 토대로 올해 자체 제작한 50여편의 독점 웹툰을 선보일 예정이다. 웹툰 오리지널 작품은 물론 코미코에서 연재되던 웹소설도 다수 웹툰화될 계획이다. 외부 IP를 활용한 작품까지 합치면 현재 제작 중인 것만 100여편에 이른다.
김자현 NHN 코미코사업본부 팀장은 "넷플릭스가 독점 콘텐츠 확보를 위해 곳곳에 투자를 하는 것처럼 웹툰에서도 코미코 이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내부에서 직접 만드는 것만큼 독자들의 니즈를 잘 반영할 수는 없다고 보고 스튜디오를 직접 차렸다"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향후 스튜디오 소속 작가와 PD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일경 NHN 코미코사업본부 이사가 23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NHN]](https://image.inews24.com/v1/30ee9b740aad73.jpg)
로맨스판타지 웹소설 레이블 '라비앙로즈'를 올 하반기 론칭하기로 한 것도 웹소설은 물론 웹툰화까지 가능한 원천 IP를 다수 확보해 독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간 외부 플랫폼에서 연재된 웹소설을 웹툰화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외부에서 판권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는 한계를 느낀 NHN이 직접 'IP 홀더'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코미코는 향후 웹툰 제작 스튜디오를 통해 웹소설의 웹툰화를 활발하게 지원한다. 내부 스튜디오를 축으로 웹소설의 웹툰화를 전폭적으로 밀어준다는 조건에 인기 작가들 다수가 코미코와 일찌감치 계약했다. 최근 '노블코믹스'가 유행하면서 웹소설 작가들도 자신들의 작품이 웹툰화되는 부분을 염두에 둔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일경 이사는 "'라비앙로즈' 레이블에서 제작되는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을 원작으로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독점작은 물론 외부에서도 유망 IP를 수집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 NHN는 올해 상반기 중 웹소설 출판사, 웹소설 제작 스튜디오 등 3~4곳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업체명은 함구했지만 전략적 투자를 통해 웹툰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NHN은 위즈덤하우스 등 출판사와 웹툰 제작업체 '스튜디오 우기' 등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IP 종류도 가리지 않는다. 웹툰, 웹소설은 물론 드라마, 영화, 일반 소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재미가 있다면 웹툰화를 적극 시도한다. 우선 '아내의 유혹'을 비롯해 '명랑소녀 성공기'·'옥탑방 왕세자' 등 SBS의 인기 드라마를 순차적으로 웹툰화한다. 이들을 포함해 SBS 드라마 7~8개와 판권 계약을 맺어 이를 축으로 '드라마코믹스'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영화 등까지 합치면 10여개의 판권을 이미 확보했다.
NHN은 드라마를 원작 그대로 웹툰으로 구현하는 대신 드라마를 재해석해 웹툰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자현 팀장은 "'아내의 유혹'의 경우 세계관과 캐릭터만 빼면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고 봐도 된다"며 "점을 찍고 돌아오는 여주인공 '민소희' 등 스토리의 뼈대는 유지했지만 판타지 요소를 접목해 새롭게 재구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원작을 본 독자들에게는 추억을 상기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주고, 원작을 보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이미 한 차례 검증된 스토리를 통해 흥미로운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프랑스서도 '로판' 인기 뜨거워…"'여성향' 축으로 글로벌 플랫폼 등극"
이처럼 차곡차곡 쌓은 다양한 작품을 바탕으로 NHN은 코미코를 여성향 웹툰 플랫폼에서 세계 1위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일본과 대만, 북미 등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코미코는 올해 상반기 프랑스·독일, 하반기 스페인어권 남미 지역에 '포켓코믹스'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새로 출시되는 지역에는 '코미코'가 아닌 '포켓코믹스' 브랜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지난 1월 서비스를 시작하며 '소프트론칭' 단계에 들어갔다. 그간 국내는 물론 일본·북미 등에서 호응을 얻었던 로맨스판타지, 로맨스 장르 웹툰을 이곳에서도 연재하고 있다. 약 한달간 지켜본 결과 기존 출시 지역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로맨스판타지 장르 작품들에 대한 열람 수나 매출 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식 출시 초에는 로맨스판타지 작품을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정식 출시 시기는 5월 정도로 잡고 있다. 여세를 몰아 2분기 중 독일어 서비스도 선보인다.
![김일경 NHN 코미코사업본부 이사가 23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NHN]](https://image.inews24.com/v1/7a36635e558326.jpg)
NHN은 프랑스·독일 등 어느 정도 웹툰이라는 개념이 정착했고 시장이 형성된 국가를 중심으로 서비스 확장을 지속한다. 로맨스판타지 등 기존 강점을 보였던 여성향 장르를 토대로 핵심 이용자들을 빠르게 모아 신속하게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의 경우 한국만큼 웹툰에 대한 과금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국가별로 마케팅 등 비즈니스 전략을 달리하고 기존 북미 등에서 진행한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를 살려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체 스튜디오의 웹툰 제작 역량은 물론 현지 웹툰 생태계 강화에도 힘쓴다. 김일경 이사는 "웹툰은 콘텐츠 산업이기에 해당 국가의 문화 등을 바탕으로 한 소재도 나올 수 있고 이들은 100% 국내 제작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라며 "현지 작가들과 내부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현지에서 연재되는 웹툰의 퀄리티를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100여개국에 출시된 경쟁자 네이버웹툰이 눈에 띄는 여성향 작품들을 여럿 흥행시키는 데 성공해서다. 여기에 카카오가 인수한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국내 웹툰 플랫폼 중 강자로 꼽히는 '레진코믹스' 등이 해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카카오도 일본에서 흥행한 '픽코마' 플랫폼을 들고 프랑스에서 정식 웹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유수의 웹툰 플랫폼들이 글로벌 웹툰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형국이다.
NHN이 내세우는 승부수는 결국 여성향 콘텐츠다.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가 빛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일경 이사는 "한국에서 경쟁했던 업체들이 글로벌에서도 마찬가지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웹툰이 유료화되는 과정에서 각 카테고리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플랫폼별로 진화했다. 코미코는 여성향 로맨스와 로맨스판타지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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