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학-영상] 수소도, 전기도 생산한다

에너지연 연구원이 제조된 대면적 평관형 셀을 현미경을 활용해 검수하고 있다. [사진=에너지연]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물에서 수소를, 필요할 땐 다시 전기로 변환하는 미래형 에너지저장 기술인 양방향 고온수전해-연료전지 기술의 핵심 부품 ‘평관형 셀’ 제조기술이 나왔다. 국내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중소기업에 기술이전 돼 국내 수소 관련 소재부품산업 등 후방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방향 고온수전해-연료전지 기술은 하나의 장치 안에 650~750℃의 고온에서 수증기를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와 수소를 활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연료전지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형 에너지저장 기술이다.

기존 200℃ 미만의 저온에서 작동하는 수전해-연료전지 기술과 달리 수전해 스택효율(투입된 전기에너지 대비 생성되는 수소의 발열량 지표로 수소 생산 효율) 및 발전효율(투입된 수소에너지에 대한 전기에너지 발전량의 비율로 전력 생산 효율) 약 10% 이상 높은 장점이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에너지연) 고온에너지전환연구실 서두원 책임기술원 연구팀은 100㎠ 활성면적의 대면적 평관형 고체산화물 셀 핵심 부품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평관형 셀은 기존 평판형, 원통형 셀 각각의 장점인 고효율·고안정성을 담보하면서도 부피당 높은 출력밀도를 보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평관형 셀은 압출공정(금속 또는 세라믹 재료를 컨테이너에서 압축해 금형 구멍을 통해 원하는 형상으로 가공하는 재료 성형과정)으로 제작돼 크기, 두께, 길이 등을 자유롭게 변형 가능하다. 연구원 고유의 디자인인 납작한 튜브형상을 적용해 양 끝단을 밀폐시킨 후 수증기 이동을 위한 채널은 평관형 셀의 위·아래면에 형성함으로써 고집적 적층과 가스밀폐가 매우 쉬운 구조로 제작됐다.

이 같은 구조는 수증기와 산소의 접촉을 막아주는 밀봉부위를 줄일 수 있다. 셀을 가두는 금속 부품이 필요치 않다. 소모되는 금속 부품은 2분의1, 밀봉재는 10분의1로 획기적으로 낮췄다. 스택 제조의 신뢰성과 경제성이 매우 뛰어난 기술이다. 수직 적층으로 높은 스택 집적도 달성이 가능하다. 평관형 셀의 지지체 구조의 특성으로 기계적 강도가 우수해 특히 수전해 장기 안정성이 뛰어나다.

연구팀은 개발한 10개의 셀을 적층해 750℃ 작동온도에서 215W 출력, 시간당 160L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셀-스택 기술을 실증 구현했다. 해당 셀은 약 50%의 발전효율과 100%의 수전해 스택 효율을 보였다. 특히 타 알칼라인 또는 고분자전해질 방식의 저온수전해 방식에 비해 약 20% 이상 높은 효율이 입증됐다.

에너지연은 에이프로(대표 임종현)와 지난 2월 15일 대전 본원에서 ‘양방형 고온수전해-연료전지 셀 기술에 관한 특허와 노하우’ 기술이전 체결식을 가졌다.

김종남 에너지연 원장은 “개발한 평관형 셀은 고효율 고온수전해,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핵심 소재·부품”이라며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자체 기술을 확보해 내부 역량을 키웠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종현 에이프로 대표는 “수소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순수 국내 기술력을 통해 개발된 제조기술을 확보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며 “에너지연과 지속해 협력하면서 그린수소에너지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고 해외 수소 활용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