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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키우는 '유통공룡'…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확대…직간접 투자 늘려 사업 시너지 기대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백화점, 마트, 홈쇼핑 등을 거느린 유통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키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물류시스템 개편 등 산업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신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체인지엑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향후 매년 2월과 8월 2차례 프로그램을 가동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선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체인지엑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향후 매년 2월과 8월 2차례 프로그램을 가동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선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본사 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체들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직간접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달 말까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체인지엑스' 프로젝트에 처음으로 참여할 업체를 모집 중이다. 유통·패션·리빙·식품 등 기존 사업,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교육 등 신규 사업, 인공지능(AI)·클라우드·블록체인 등 디지털 전환 분야의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체인지엑스'는 현대백화점그룹이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사업 모델 창출을 위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앞으로 매년 2월과 8월 두 차례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창업 3~7년차 스타트업에 투자해왔지만, 이제는 창업 전 시드머니(시드머니) 투자 단계에서부터 전격적으로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20년 뷰티 전문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디퍼런트밀리언즈'를 비롯해 지난해까지 4개 스타트업에 약 18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사업계획서 평가 등을 거쳐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최대 5천만원의 초기 투자금이 지원되고, 현대백화점그룹 내 각 계열사의 분야별 전문가와 협력할 기회가 주어진다. 또 향후 재무적 투자(FI) 등 후속 지원도 제공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전에는 스타트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 체인지엑스 프로젝트는 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윈-윈 모델'"이라며 "앞으로는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동반 성장하고 동시에 사업 시너지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에만 중고나라와 어반플레이스 등 스타트업 2곳에 317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초에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계열사인 롯데벤처스가 3~4월 조성 예정인 '스마트 롯데쇼핑 이노베이션 펀드(가칭)'에 210억원을 현금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벤처스는 메타버스, 프롭테크 등 신사업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에도 '롯데쇼핑이노베이션펀드 1호'에 297억원을 단독 출자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공유주방 업체 위쿡, 공간디자인 스타트업 어반플레이, 공간기획 및 디자인 전문 플랫폼 로컬스티치 등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롯데쇼핑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와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지원 업무협약(MOU)'을 맺고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도 본격화했다. 롯데그룹은 와디즈에 8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양사는 와디즈를 통해 검증된 기업과 브랜드에 직접 투자하고, 추후 판로 개척 등을 위해 롯데쇼핑의 유통채널로 진출할 수 있도록 협력키로 했다.

센세계그룹은 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지난달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 신규 투자를 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0년 7월 설립된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기준 운용규모가 1천억원을 넘어섰다. 푸드테크 기업 '쿠캣', 뷰티 푸드 큐레이션 브랜드 '파지티브호텔', 패션플랫폼 '에이블리', 디지털 헬스케어 휴이노', 스마트팜 '만나 CEA', 신선식품 및 가정간편식(HMR) '슈퍼키친' 등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특히 쿠캣은 최근 지분을 매각해 설립 후 첫 투자회수에 성공한 사례가 됐다.

CJ ENM 커머스부문 CJ온스타일은 최근 온라인 가구 플랫폼 '콜렉션비' 운영사 브런트에 30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올랐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에도 패션과 건강기능식 카테고리와 관련한 40억원의 투자를 비롯해 벤처캐피탈 투자 등 총 170억원의 직간접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는 패션, 리빙 등 핵심 카테고리 강화와 연관 밸류체인 역량 확보를 위해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지난해 추진한 CVC 활동을 바탕으로 올해는 미래성장 동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직간접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며 "패션, 리빙, 뷰티, 건강기능식, 테크 등 핵심 카테고리에 대한 전략적 직접 투자와 함께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보 차원의 우수 벤처캐피탈(VC) 펀드 출자 및 패션, 뷰티 특화 VC, 사모펀드(PE)와의 간접 투자 등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협업을 확대하는 것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직접 사업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스타트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관련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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