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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전자공고?"…삼성주총 우편물 홍보에 '그린 워싱' 논란


삼성전자 제외한 주요 기업, 수년 전부터 전자공고로 대체…온실가스 배출은 ↑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앞세워 친환경 행보를 적극 홍보하는 것을 두고 '녹색 거짓말', 일명 '그린워싱(green washing)'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품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것은 물론 주주 우편물을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전자공고로 대체키로 하는 등의 활동을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정작 온실가스 배출량은 점차 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주주총회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주주총회 [사진=삼성전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그린 워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하는 '그린 워싱 칠거지악'에는 ▲상충된 효과 숨기기 ▲허위 인증 사용 ▲근거 없는 주장 ▲거짓말 등이 포함된다. 그린 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로, 환경운동가 제이 웨스트밸드가 만든 말이다.

그린 워싱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2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세제 리필스테이션'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전용 리필 용기에 친환경 세제나 섬유유연제를 구매·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리필 제품은 뉴질랜드에서 수입한 것이 문제다. 배나 비행기로 제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탄소 배출이 발생한다는 점을 간과한 사례로, '상충효과 숨기기'에 해당된다는 지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 '이니스프리'가 선보인 '페이퍼 보틀'도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페이퍼 보틀'의 종이로 만들어진 겉면을 벗겨내면 그 안에 플라스틱 용기가 들어 있어 한 때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주주 우편물을 대폭 감축하기 위해 올해부터 소집통지서와 주주통신문을 전자공고로 대체키로 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일각에선 이를 '그린 워싱'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500만 명이 넘는 주주들에게 발송하는 우편물을 줄이면 약 3천만 장의 종이를 절감할 수 있다. 이는 30년산 원목 3천여 그루를 보호하는 효과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전자공시시스템을 도입한 상황"이라며 "뒷북으로 이제서야 도입을 하면서 마치 친환경에 앞장서는 것처럼 하는 홍보하는 것은 '그린 워싱'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일각에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직접 나서 최근 '친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적극 강조하고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부터 먼저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한 부회장은 지난달 'CES 2022' 기조연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발표하며 삼성전자가 진행하고 있는 친환경 활동을 소개해 주목 받은 바 있다.

당시 한 부회장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업종을 초월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솔라셀 리모컨 등 친환경 기술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베네시안 팔라조(Venetian Palazzo)에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베네시안 팔라조(Venetian Palazzo)에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같은 움직임과 달리 최근 2년 새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17%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LG전자가 같은 기간 동안 약 33% 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공시한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134만1천180톤에서 지난해 89만8천619톤으로 약 33% 급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동안 1천75만2천832톤에서 1천253만2천779톤으로 약 17%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에서 국가 전체적으로 2018~2020년 10.9% 감소를 대입해 보면 LG전자는 국가 감축량의 세 배를 줄였다"며 "삼성전자는 약 두 배 역주행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원인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사용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준공한 평택 반도체 제2공장 가동 영향이 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시설이 집중된 국내에서는 워낙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탓에 생산시설 증설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증가량을 상쇄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단순히 환경적 측면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산업과 경제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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