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구미'로 온 삼성 스마트폰 생산라인…'리쇼어링' 자극제 될까


지난해 삼성 협력사 2개 생산라인 구미로 옮겨…코로나 여파로 공급망 관리 나선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전자가 결국 스마트폰 생산 라인 일부를 국내로 이전시켰다. 제조 거점을 해외로 옮긴 후 국내에 다시 생산 라인을 끌어 들인 것은 이번에 처음으로, 다른 기업들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결정에도 영향을 줄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020년 10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8∼9월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소재 협력사에서 쓰던 폴더블 스마트폰 부품 생산라인 2대를 구미 지역 협력사로 옮겼다. 폴더블폰 판매 호조세로 인해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스마트폰 국내 물량 양산을 담당하는 구미 공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생산라인이 노후해 진 탓이다.

국내 유일 휴대폰 생산기지인 구미 사업장은 그동안 새로운 공정 기술을 먼저 적용해 전파하는 제조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으나, 삼성전자 내 스마트폰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여왔다. 폴더블폰과 '갤럭시S' 등 플래그십 제품군의 국내 물량을 전담해왔던 상태로, 업계에선 구미 사업장의 연 생산량이 약 3% 내외(1천만 대)인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베트남을 비롯한 글로벌 제조 거점이 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되며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자 전략 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대 생산기지인 베트남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 두 곳의 공장에서 삼성 전체 스마트폰의 약 60%를 생산한다. 인도 노이다 공장은 1억 대를 생산하며 브라질,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지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은 코로나19 이후 주요 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겪은 삼성전자가 특단책을 내린 것"이라며 "삼성이 그동안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스마트폰 생산 체제를 최적화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로 문제가 생기면서 '리쇼어링' 전략을 모색한 듯 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이 브랜드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제품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제조 원가 상승을 감수하면서까지 구미로 생산 라인을 재이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갤럭시S22' 시리즈의 국내 물량도 대부분 구미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특정 지역에서 공장이 폐쇄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베트남에 집중된 스마트폰 생산량을 글로벌 전역으로 분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요 협력사에도 최근 글로벌 생산 공장별 생산능력 다변화 추진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사 측은 폴더블폰 생산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신제품이 나오면 장비가 교체되는 만큼 항구적인 조치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갤럭시 스튜디오를 찾은 소비자들이 낮의 체험 공간에서 '갤럭시 도슨트 투어'를 통해 '갤럭시S22 울트라' 초고화질 카메라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그러나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로 다른 기업들의 리쇼어링 움직임에도 자극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해외 생산기지가 국내로 다시 들어오게 되면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해외 사업 철수를 계획하는 국내 제조기업이 모두 복귀하면 약 8만6천 개 일자리가 신규 창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준 강원도 속초시 인구(8만2천791명)보다 많다.

또 해외에 진출한 제조기업의 매출액 중 4.6%가 국내에서 발생하면 국내 생산액은 36조2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리쇼어링을 통해 국내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11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공급망 재편, 해외진출 제조기업의 실적 악화는 해외로 나간 우리 기업들의 복귀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세제 지원, 보조금 등 리쇼어링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동시에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 근본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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