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뉴스채널 'CNN', 음악 차트 '빌보드', 종합격투기 'UFC', 자동차 '폭스바겐'이 패션이 브랜드로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MLB와 디스커버리의 대성공에 힘입어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함에 따라 MZ세대를 겨냥한 3세대 라이선스 브랜드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류 제조업체가 글로벌 브랜드 판권을 계약해 수입하는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의 신규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CNN, 빌보다, UFC, 폭스바겐, 코닥 등 기존에 패션과 아무런 접점이 없었던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이른바 'K-라이선스 브랜드'로 불리며 패션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스톤글로벌은 미국의 케이블 뉴스채널 CNN과 어패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CNN어패럴'을 론칭했다. 출시 5개월여 만에 현재 전국 14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온라인 자사몰과 함께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에 입점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CNN어패럴은 뉴스채널의 정체성을 제품에 녹인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출시하는 제품 중 '르포르타주' 라인은 기자나 방송국 관계자를 겨냥해 현장에서 물건 수납이 편하도록 주머니를 여러 개 달았고, 펜을 꼽고 바디캠을 장착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여성의류 브랜드 '지고트'와 '아이잗바바'를 운영하는 바바패션그룹도 지난해 9월 신규 법인 산타노아를 설립하고, 캐주얼 브랜드 '빌보드'를 선보였다. 빌보드는 미국의 음악 잡지로, 음악 인기 순위를 집계해 발표하는 '빌보드 차트'로 유명하다. 바바패션은 빌보드 본사와 라이선스를 체결해 국내에서 빌보드를 패션 브랜드로 사용할 권리를 획득했다. 빌보드 로고를 단 패션 브랜드는 한국이 처음이다.
골프웨어 'JDX'를 운영하는 신한코리아는 세계 최초로 미국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와 패션 사업에 대한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9월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UFC 스포츠'를 론칭했다. 출시 이후 무신사 스토어를 통해 첫선을 보였고, 올해 봄 시즌부터 백화점과 주요 상권에 플래그십 스토어 등 오프라인 유통라인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독일 국민차 브랜드인 '폭스바겐'도 어반패션과 손잡고 국내에서 패션 브랜드가 됐다. 어반패션은 2012년 설립돼 캘빈클라인, 휴고보스 등 글로벌 브랜드 언더웨어를 국내에 판매하며 성장했다. 현재 홈쇼핑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폭스바겐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어반패션은 의류를 시작으로 신발, 패션 잡화 등도 추가로 출시할 예정으로, 향후 양말, 레깅스, 홈웨어 부문의 라이선스 전개권도 확보해 단계별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필름 브랜드 '코닥', 미국 항공사 '팬암', 즉석카메라 '폴라로이드' 등도 국내 의류 업체들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연이어 패션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전혀 패션과 관계없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이종 교배'는 'K-라이선스 브랜드'가 되며 최근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F&F의 MLB와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을 비롯해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은 연간 3천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이에 국내 K-라이선스 브랜드 시장 규모도 2020년 기준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성공을 확인한 후발 업체들이 앞다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패션연구소는 "라이선스 브랜드는 이미 알려져 있고 친근한 브랜드 네임과 로고플레이를 통해 시장에 진입, 브랜드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것이 장점"이라며 "패션과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브랜드라는 점도 색다른 것을 추구하고 이종 협업에 익숙한 MZ세대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고 재미있는 브랜드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라이선스 패션 사업 성공 사례가 증가하며 한국 기업의 해외 사업권 획득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소소한 재미를 위한 소비에도 가치를 부여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라이선스 패션 사업은 한국 패션 기업들의 가치 상향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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