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전국 주요도시 부동산 가격이 하락전환하면서 청약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청약경쟁률이 낮아지고 있는 데다 미계약 물량이 대거 늘어나고 있다. 자칫 미분양사태로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면서 건설업계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의 '송도 자이 더 스타'가 이날 미계약된 84가구가 무순위 청약 접수를 시작했다. 주택형별로 ▲84㎡A 66가구 ▲84㎡B 4가구 ▲84㎡C 8가구 ▲84㎡D 5가구 ▲104㎡T 1가구다. 분양가는 전용 84㎡는 최고가 기준 9억5천540만원이며, 104㎡T는 12억1천700만원이다.
![송도자이 더 스타 조감도 [사진=GS건설]](https://image.inews24.com/v1/8fb028c4100663.jpg)
앞서 해당 단지는 지난해 11월 본 청약에서 1천533가구 모집에 2만4천5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5.7 대 1을 기록, 전 주택형이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되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9억원을 웃도는 고분양가 논란이 빚어지면서 총공급 물량의 35%인 530가구에서 미계약분이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계약에서도 완판에 실패하며 84가구가 계약되지 못한 상태다. 청약에 당첨됐는데도 계약을 포기할 경우 향후 10년간 청약통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도 이들이 계약에 나서지 않은 배경에는 높은 분양가와 대출규제, 집값 하락 전망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3~4년 전 송도에서 분양한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는 6억원대였는데, 이 단지 중대형 평형(전용 105㎡, 107㎡, 111㎡ 등) 분양가는 이보다 2배 정도 높은 12~13억원대다. 또, 해당 단지는 일부 저층 빼고는 분양가가 중도금 대출 기준인 9억원을 훌쩍 넘는다.
결국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든 가운데 높은 분양가로 인해 차라리 청약통장을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송도에서 분양한 송도센트럴파크리버리치(96가구)도 1순위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최고 207대1)을 기록하고도 미계약분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다.
지방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대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신규 분양한 아파트 6곳 중 5곳의 청약이 미달했다. 올해 분양한 아파트 3곳도 1순위 청약률이 5~10%에 불과했다. 대구 지역에 물량이 계속 쏟아지면서 현재 지역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미분양까지 걱정하고 있다.
이같이 청약시장에 찬바람이 불어닥친 배경에는 전국 아파트 가격이 하락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아파트를 매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이전주 대비 0.01% 하락하며 20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전국 곳곳에서 하락전환 지역이 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종로(-0.01%), 동북권(-0.02%), 동대문(-0.02%), 성북(-0.02%), 강북(-0.03%) 등이, 경기도는 안양동안(-0.16%), 성남중원(-0.01%), 군포(-0.01%), 의왕(-0.03%), 용인처인(-0.01%), 용인수지(-0.03%), 수원장안(-0.04%) 등이 하락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전국적인 집값 상승세 둔화와 개인별 대출의 여려움에 금리인상까지 이어져 구매력 있는 수요자들이 감소하고 있다"며 "대선을 앞둔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매도와 매수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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