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重그룹에게 바란다


[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이 최종 불발됐다. 이는 심사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던 '유럽연합(EU)'이라는 문턱을 끝내 넘지 못해서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달 13일(현지시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EU는 두 기업이 결합될 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형성해 경쟁을 저해한다는 점을 불허 이유로 들었다.

[사진=아이뉴스DB]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6개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카자흐스탄·싱가포르·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상태였으며, EU를 비롯해 한국과 일본에선 심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중 단 1곳만 불허 결정을 내려도 인수합병은 무산되는 구조였는데, EU라는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은 좌초라는 결말로 막을 내리게 됐다.

주목할 점은 이번 EU 결정 덕에 일본이 '손 안 대고 코를 푼 효과'를 봤다는 점이다. EU는 애초부터 기업결합 심사가 까다롭게 진행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양사 합병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하지만 일본은 기업결합 심사를 명분없이 지연하기에만 급급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일본 경쟁당국이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을 무난히 승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 한국과 주력 선종이 다르고, 자국 발주량이 많아 양사 기업결합 승인을 거절한 명백한 이유가 없다는 데 따른 관측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EU가 반대할 경우 합병 자체가 무산되는 점을 이용, 반대 입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기업결합 심사 지연이라는 일종의 '꼼수'를 부렸다.

이처럼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합병 '초거대 조선사' 탄생에 대한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던 일본은 EU가 불승인으로 결론을 내림에 따라 노골적으로 반대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실리만 챙기게 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업황 호황 덕에 선박 226척을 약 228억 달러에 수주해 연간 목표치(149억 달러)의 152%를 초과 달성했다. 이에 회사는 넉넉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말하는 '선별수주'가 단순 수익성 중심뿐만 아니라 의도가 다분한 행위에 대한 심판 목적의 선별적 수주로 변모되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일본에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 지연이 '누워서 침 뱉기였다'라는 사실을 인지시켜주길 바란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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