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멈춰버린 LG생활건강…작년 4Q실적 신호탄?


증권가 LG생활건강 주식 목표가 하향 조정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매직'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중국 다이궁(代工·보따리상)을 대상으로 한 면세점 매출이 감소하면서 LG생활건강 실적에 적신호가 켜져서다.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위기를 겪을 때도 LG생활건강은 호실적을 내며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이름을 딴 '차석용 매직'이란 표현이 자주 쓰였다. 하지만 작년 3분기부터는 이런 현상이 사라지는 추세다.

유통업계에서는 '차석용 매직'이 끝난 것인지, 아니면 위기를 딛고 재기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최근 3개월 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천518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2천563억)보다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1주일 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천648억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4.9% 하향 조정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1주일 사이에 1조3천126억원에서 1조2천996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는 최근 다수의 증권사들이 4분기 LG생활건강의 실적을 어닝쇼크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제히 목표가를 하향조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 본사 전경 [사진=LG생활건강]

◆ 면세 환경 변화에…LG생건, 4분기 실적 쇼크 수준 하락 예상

LG생활건강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건 면세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면세 환경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시내 면세점 다이궁 유치 전쟁은 면세점 알선수수료율 경쟁 심화로 이어졌다.

이런 면세 환경은 LG생활건강이 면세 제품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다. 통상적으로 다이궁은 100원을 판매하면 30원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면세점이 LG생활건강에게 제시하는 할인율이 너무 높아 브랜드 차원에서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나투자증권 한 애널리스트는 "LG생활건강의 4분기 면세점 매출이 애초 예상치보다 1천억원 정도 하락했을 것"이라며 "특히 LG생활건강의 브랜드 '후'의 경우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면세점과 중국 사업 모두 후의 '천기단' 라인이 핵심이기 때문에 그 타격이 더 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주가도 하락했다. '황제주(주당 가격이 100만원)'로 한국 주식 시장의 대표적인 우량주였던 LG생활건강은 100만원대 주가가 무너지면서 개미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20일 LG생활건강은 96만9천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생활건강 [사진=LG생활건강]

◆ 한국거래소, LG생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상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G생활건강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위기까지 처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2월 면세점 매출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실적 공시 전 일부 증권사 연구원에게만 제공했고 이 사실이 언론 보도와 한국거래소 확인으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는 일부 증권사 연구원에게만 실적 정보를 공개한 LG생활건강에 대해 다음 달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성실공시법인은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뒤늦게 공시하거나, 특정인에게만 공시하는 등 투자자에게 혼란을 준 기업이 지정된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당일 매매가 정지되고, 향후 추가로 비슷한 경우가 누적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보통은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들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많이 지정된다.

거래소는 특정 증권사 연구원들에게만 제공된 정보를 토대로 매도 리포트가 쏟아졌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LG생활건강의 행동은 중대한 공시 위반으로 판단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의 실적이 악화했다는 것을 일부 시장 참가자들만 미리 알았다는 것은 실적 악화를 예고한 리포트가 발간되기 전에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 수 있었다는 의미"라며 "주가 하락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소액주주들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해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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