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격차해소·공적기금 확대…차세대 통신 위한 차기정부 '숙제' [IT돋보기]


국민의힘, 미디어・ICT 정책 공청회…'가계통신비' 인하 반복 안돼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디지털 대전환에 따라 일상의 불편을 넘어 사회적, 경제적 격차로 심화될 우려가 있는 취약계층의 디지털 격차・소외 해소를 위해 정책과 재원 마련이 필요합니다."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 대외협력실장은 20일 국민의힘 미디어국이 개최한 '미디어・ICT 공약 및 정책 공청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공청회는 국민의힘이 당 공약을 정하기 위해 미디어・ICT 업계 관계자들을 초청, 의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됐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미디어・ICT 공약 및 정책공청회'를 20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사진은 (앞줄 왼쪽부터)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장, 성동규 국민의힘 정책총괄본부 미디어정책특위 위원장,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 박승권 한양대 교수, 윤두현 의원, (뒷줄 왼쪽부터) 윤상필 KTOA 실장, 최상훈 방송협회 정책협력부장, 이상경 IPTV협회 정책기획센터장, 임석봉 JTBC 미디어정책 담당, 조영기 인기협 사무국장.

◆ 디지털 격차해소, 통신사 기금으론 부족…플랫폼도 참여해야

윤 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일하거나 공부하는 방식, 삶의 모든 활동과 일상에서 비대면화와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통신사들은 취약계층의 통신 접근성 강화를 위해 연간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하고 있지만 통신비만 지원하는 제한적 방식으로는 격차 해소 효과를 거두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주도의 디지털 공적 기금을 창설하고 디지털 대전환에 따라 수익을 늘린 미디어・플랫폼 생태계 전반의 참여자도 사회적 책임을 공평하게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 투자와 관련해선, 매년 7조원 이상의 투자 집행에도 급증하는 트래픽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미국처럼 국가 재원의 투입이나 세제지원 등 획기적인 유인책 제공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신축건물에서는 광케이블 구축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윤 실장은 “우리나라가 ICT 강국이라고 하지만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뼈아픈 상황”이라며 “특히 유선에서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에 어려움이 있어 신축 건물에 대해서는 광케이블 구축을 의무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인위적 통신요금 인하 정책’에 대해서는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 통신사의 투자여력을 감소시키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다.

해외사업자의 망 이용대가 의무화도 언급했다. 윤 실장은 “넷플릭스, 구글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폭발적 트래픽 증가로 유발된 네트워크 비용을 국내 인터넷 사업자와 콘텐츠제공기업(CP), 이용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며 “국내외 역차별 문제와 불공정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망 이용대가 무임승차 문제는 수년째 자율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어 법적 규율이 시급하다”며 “넷플릭스, 구글은 이용자를 볼모로 우월적 협상지위와 법령 미비를 악용해 망 이용계약 자체를 거부하고 공짜로 이용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고 비판했다.

◆ "망사용료 촉구, 신중해야…플랫폼, 규제 기준 높아"

반면 망사용료와 관련, 인터넷 업계를 대변해 참석한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난색을 표했다.

조 국장은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사용료로 소송을 하고 있는데, 국뽕 시각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인터넷사업자(ISP) 비용은 일반 소매 시장이 아닌 몇몇 사업자들만의 도매 시장이며, 특정 국내 사업자와 특정 해외사업자가 의견대립이 있어 법적 절차를 통해 조율하는 과정인 만큼 감정적인 표현으로 호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등이 해외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결국 그 곳에서도 동일하게 돈을 내야 한다는 요구를 받을 수 있다”며 “지엽적인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날선 지적을 이어갔다. 조 국장은 “미디어, 방송, ICT를 구분하고 있지만 사실상 인허가 사업자인 방송사들을 기준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사회적 책무에 있어서도 사회 변화에 따라 계속 유지될 지 여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정책과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틀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나 넷플릭스, 유튜브가 전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방송사업자와 유사한 정도의 규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결국엔 디지털 전환에 따라 방송사업자들도 인터넷 망을 통해 디지털로 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디지털 약자 배려 의무화…6G 준비해야"

이날 ICT정책과 관련해 발제자로 나선 박승권 한양대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플랫폼 접근성 확대 ▲인터넷 인프라 고도화 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사회 경제활동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노인을 포함한 디지털 미디어 약자에 대한 불이익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경제적 격차로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세상에서도 디지털 약자를 위한 배려를 의무화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며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어진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도록 교육만 할 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사용하기 쉽도록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접근 확대를 위해 기기 구입뿐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 구독에 사용할 '바우처'를 제공하고 디지털 약자를 배려하는 '표준정책'을 개발해 이를 인증해 주는 제도 마련을 제언했다.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이용자를 보호하고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 체계 수립과 골목상권이 디지털 플랫폼에 의해 침해받지 않는 기반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미디어 플랫폼의 밑바탕이 되는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박 교수는 "국내 정보통신 인프라 산업과 기반이 과거 5년 동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며 "인터넷 속도를 5년 동안 10배 이상 향상시키도록 노력, 국내 인터넷 서비스 속도 세계 1위를 재탈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나아가 6G 도입을 위한 기술 연구와 개발을 조기에 적극 확보, 국제적 통신 주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미국에선 세계 최초 6G를 위해 ‘미래 네트워크 법안’이 지난해 말 하원의원을 통과했다. 우리나라도 5G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