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전시 불참한 테슬라, 머스크 야심작 덕에 인싸된 이유(영상)


'루프' 활용해 테슬라 전기차로 LVCC 지하 누벼…"30분 거리, 1분만에 도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2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 부스를 차리지 않고도 주목 받은 기업이 있다. 바로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회사 '보링컴퍼니'다.

테슬라의 전기차가 웨스트홀 스테이션에서 루프에 들어서는 모습. [사진=장유미 기자]

터널 굴착 회사인 보링컴퍼니는 지난 2016년 머스크가 미국의 교통 체증 해결을 위해 지하터널 교통 시스템인 루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만들었다. 당시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차가 막혀서 미치겠다"며 "터널 굴착기를 만들고 땅을 팔 예정"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 바 있다.

이후 보링컴퍼니는 지난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지하에 터널을 착공해 지난해 6월부터 루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공사비는 약 5천200만 달러(약 624억원)가 들었다. 루프는 목적지까지 신호등이 없고 차선도 일방통행으로 운영되는 지하터널인 만큼 교통체증이 거의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CES 주최측인 CTA(소비자기술협회)는 이번 전시 기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루프'를 꼽았다. 앞서 CTA 측은 지난해 말 홈페이지를 통해 "센트럴홀 전시장 지하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루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약 2.73km 길이의 터널에 3개의 정류장이 있고, 각 정류장을 2분 내에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LVCC의 웨스트홀, 센터럴홀, 사우스홀을 연결하는 루프는 테슬라 모델Y와 모델X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특징으로, 이번에 총 62대가 운행됐다. 이에 따라 시간당 수송할 수 있는 승객 수는 4천400여 명으로 추산됐다. 총 길이는 총 1.7마일(약 2.7km)이다.

'베가스 루프' 웨스트홀 스테이션에 있는 안내판 [사진=장유미 기자]

'괴짜'로 불리는 머스크의 새로운 작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LVCC 웨스트홀을 벗어나 센트럴홀로 가기 위해 'CES 2022' 폐막일인 지난 7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 '루프'를 찾았다. 센트럴홀에서 웨스턴홀까지 오는 동안 30여 분간 힘들게 걸어왔던 탓에 다시 돌아 걸어가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프' 위치를 알 수 없어 웨스트홀 입구에 있는 현지 안내요원에게 물었다. "테슬라"라는 단어만 한 마디 했을 뿐인데 안내요원은 즉각 길을 안내해주며 "테슬라 루프 위치를 묻는 관람객들이 절반 이상"이라며 "루프 체험은 기대 이상일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웨스트홀 정문을 나와 오른쪽 길을 쭉 따라간 후 길을 건너자 '베이거스 루프(Vegas Loop)'라는 안내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안내판에는 음식, 음료수, 무기류를 가지고 탑승할 수 없고, 담배도 피울 수 없다고 기재돼 있었다.

'루프' 승강장으로 향하자 안내원은 어디로 갈 건지 물었다. "센트럴홀"이라고 답하자, 안내원은 "2번 게이트로 가면 바로 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에 앉길 원하면 자리가 비었으니 타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바로 난관에 부딪혔다. 테슬라를 타본 적이 없던 탓에 손잡이를 찾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분명 문에 손잡이 모양은 있는데 잡는 곳이 없었다. 당황하며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이자 운전기사는 동그란 부분을 누르라고 안내해줬다. 이를 누르자 갑자기 손잡이 부분이 툭 튀어 나왔고 이내 탑승할 수 있었다.

차 안에는 어떤 정류장에 위치해 있는지 주변에 어떤 차와 사물이 있는지를 안내해주는 화면이 설치돼 있었다. 잠시 차 내부를 구경하는 사이 뒷좌석에는 프랑스에서 온 기업인 두 명이 탑승해 센트럴홀까지 동행하게 됐다.

탑승하자마자 운전기사는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말과 함께 출발했다. 지하터널이라고 들었지만 초반에는 주차장 위를 느리게 달려 제대로 탄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10초도 안돼 눈 앞에 곧바로 지하터널이 나타났고, 운전 기사가 순식간에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나의 차선만 뚫린 하얀색 터널 공간으로 구성된 탓에 잠시 동안 영화 속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루프를 통해 LVCC 센트럴홀 스테이션에 도착하는 모습 [사진=장유미 기자]

다만 터널 내 제한속도가 35마일(약 56km)인 탓에 더 빠르게 달리진 못했다. 가는 동안 전방에 차량은 없었지만, 이미 경험해봤던 관람객들은 "전방에 보이는 차량에서 정지등이 켜지면 흰색 터널 곡면 전체에 빨간 불빛이 퍼져 나갔다"며 "운전기사가 이를 지켜보고 속도를 조절하는 듯 했다"고 전했다.

또 당초 루프를 다니는 테슬라 차량에 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이 적용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규제로 인해 이날은 운전기사가 수동으로 운전하는 것만 체험할 수 있었다.

이날 차량을 타고 웨스트홀 정류장에서 센트럴홀 정류장까지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밖에 안됐다. 기차역처럼 정해진 정거장에서만 정차하고 신호등이 없는 데다 차선이 하나인 탓에 다른 차가 끼어드는 경우가 없어 막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센트럴홀에서 웨스트홀까지 가는 데 30분이나 걸렸던 걸 생각하니 왜 진작 이걸 타지 않고 다녔을까란 후회가 마구 들었다.

도착지에는 테슬라 차량과 이용객들로 다소 붐비는 듯 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줄지어 올라가자 바로 앞에는 삼성전자 광고들로 장식된 센트럴홀 외관이 나타났다. 동행했던 프랑스인은 "전시장 안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며 "터널을 통과할 때는 또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LVCC 센트럴홀 루프 스테이션에 도착한 테슬라 차량들 [사진=장유미 기자]

머스크는 이번에 짧은 구간에서 이를 무료로 시범 운영했지만, 향후에는 라스베이거스 전역에 루프를 설치해 교통 체증 문제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공개된 바로는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과 지역 NFL(미국프로풋볼) 구장 등 47Km 지하 터널에 51개 정류장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지난해 10월 네바다주 클락 카운티 위원회는 루프 시스템을 매캐런 국제공항, LVCC 등 총 29마일(약 46km)로 확장 연결하는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머스크는 차량이 반진공 터널에서 자기부상으로 1천㎞/h 이상을 달리는 '하이퍼루프'도 개발 중이다. 터널 안의 공기를 빼내 고도 60km의 성층권 대기의 공기밀도 수준으로 만든 뒤 전기 모터를 이용해 객차가 공기 저항을 거의 받지 않고 달리는 게 핵심이다. 하이퍼루프는 버진하이퍼루프원 등의 업체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CES 2022 전시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루프'를 운영하면서 많은 관람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며 "부스를 운영하지 않고도 자사 제품과 기술을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하며 좋은 평가를 내놨다는 점에서 이번 CES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기업인 듯 하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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