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美에 뿌려진 이재용 '혁신 씨앗'…삼성 덕에 韓 스타트업 '반짝'


C랩 전시관서 사내벤처·스타트업 등 13개사 기술력 뽐내…"관람객 관심 높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사람 지문처럼 반려견들도 비문(코무늬)이 다 달라요. 어떤 개가 '로키'인지 한 번 살펴볼까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내 스타트업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에서 만난 임준호 펫나우 대표는 앱을 통해 '로키'를 선택한 후 스마트폰 카메라 개 인형 앞에 뒀다. 이후 앱에선 비문을 인식한 후 곧바로 '로키'가 아니라고 알려줬고, 옆에 있던 개 인형에 갖다 대 '로키'를 바로 찾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 파크(Eureka Park)에 마련된 삼성전자 C랩 전시관에 있는 '펫나우' [사진=장유미 기자]

임 대표는 "최근 정부가 동물등록제를 시행하면서 반려견 몸 안에 마이크로칩을 넣어야 하는데 이를 싫어하는 이들이 많다"며 "앱만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반려견을 식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동물권리를 중요시 하는 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보다 100배 큰 미국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 중으로, 올해 미국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의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지원을 받은 덕분에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 파크(Eureka Park)에 마련된 삼성전자 C랩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스타트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장유미 기자]

이날 유레카 파크에 위치한 'CES 2022' C랩 전시관에선 펫나우처럼 삼성전자가 직접 육성한 사내벤처 과제 및 외부 스타트업 등 13개 업체를 만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대상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의 우수 과제 4개와 사외 스타트업 대상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로 육성한 스타트업 9곳과 함께 이곳에 대규모의 부스를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C랩 전시관을 이번에 따로 마련하게 된 것은 각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반응을 사전에 점검하고 사업성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임직원들이 내놓은 4개 과제는 현재 사내에서 육성 중인 40개 과제 중 혁신성과 글로벌 시장성·완성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과제들로, 평소 볼 수 없었던 신기한 기기들을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모빌을 이용해 영아의 사시를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한 '이노비전'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 직원인 조순익 이노비전 담당자가 아들의 사시를 발견한 후 고민해 개발했다는 이 모빌은 아기의 동공 움직임을 수시로 체크해 미리 사시를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기발했다.

조 담당자는 "향후에는 아기의 움직임도 모빌을 통해 하루, 일주일, 한 달 단위로 분석한 자료를 부모와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아기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 파크(Eureka Park)에 마련된 삼성전자 C랩 전시관에 있는 '버시스' [사진=장유미 기자]

이날 C랩 전시관에선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가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육성한 5개의 스타트업,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육성한 4개의 스타트업도 함께 만날 수 있었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 사내 임직원들로 구성된 'C랩 인사이드'와 달리 외부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신설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된 스타트업에게는 사업 지원금, 디지털 마케팅, 재무 컨설팅 등의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해 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2020년부터는 CES 전시 참가 비용, 전시 부스 설치비 등을 지원하며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회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참가한 'C랩 아웃사이드' 업체들은 ▲펫나우를 비롯해 ▲3D 입체 오디오 솔루션 '디지소닉' ▲ 사용자 주도형 음악 감상 서비스 '버시스' ▲ 레이더와 카메라를 결합한 이미징 레이더 기술 '비트센싱' ▲ AI 학습 데이터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 '셀렉트스타' ▲ 다기능 모듈형 서빙 로봇 '알지티' ▲ 시각장애인용 점자∙문자 하이브리드 입력기기 '모아드림' ▲ 차량용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 변경 서비스 '옐로나이프' ▲ 노인환자의 욕창을 예방하는 기저귀 케어 시스템 '모닛' 등으로 구성됐다. 이 기업들의 부스에는 파란색으로 표시된 'C랩 인사이드' 팀들과 달리 하늘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각 부스마다 관람객들이 많이 몰려들었지만 이날 가장 주목 받은 곳은 '버시스'였다. 이곳은 듣는 음악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처럼 앱 속에 구현된 음악을 사용자가 자유자재로 만지고 느끼며 즐길 수 있도록 한 뮤직 플랫폼을 앞세워 이번 'CES 2022'에 참석했다.

이성욱 버시스 대표는 "삼성전자가 어떻게 하면 좋은 회사가 될 수 있을지 많은 조언과 함께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을 소개해주고, CES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줬다"며 "세계 최초로 인터랙티브 음악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이번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많은 투자자들과 업체들이 관심을 보여줘 좋았다"고 밝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 파크(Eureka Park)에 마련된 삼성전자 C랩 전시관 [사진=장유미 기자]

'C랩 인사이드'에서 스핀오프 제도를 통해 분사, 창업한 9개의 스타트업들도 독자적으로 전시관을 꾸려 이번 CES에 참여했다. 9개 스타트업은 ▲ 전기차 충전 솔루션 '에바' ▲ 화장품 원료를 활용한 임시 타투 솔루션 '프링커 코리아' ▲ 피부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 맞춤형 서비스 '룰루랩' ▲ 외이도염 예방을 위한 귀 건강 관리 디바이스 '링크페이스' 등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지원을 통해 성장한 C랩 스타트업들은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발표한 'CES 2022 혁신상'에서 1개의 최고혁신상과 21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이 최고혁신상을 포함해 14개, 'C랩 인사이드'에서 독립한 스타트업이 8개를 수상했다. 한 해 22개의 혁신상은 C랩 역사상 최다 수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기술이 사회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돕는다는 취지에서 2018년부터 5년간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외부 스타트업 300개, 'C랩 인사이드'로 사내 임직원 스타트업 과제 200개 지원 등 총 500개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까지는 총 406개(외부 244개, 사내 162개)를 육성했고 내년까지 500개 육성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한인국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올해 10년 맞은 C랩 프로그램이 많이 안정화 돼 임직원들을 통해 제안되는 아이디어가 매년 1천여 건에 이른다"며 "이 중 40건 정도 선정해 과제를 진행 중으로, 로봇·모바일·패션·푸드 등 삼성전자에서 다루지 않았던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 파크(Eureka Park)에 마련된 삼성전자 C랩 전시관에 위치한 '잼스타' [사진=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거는 기대도 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7월 6일 수원사업장을 직접 찾아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에 참여 중인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래를 향한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로부터 ▲C랩 참여 계기 ▲사내 벤처 활동의 어려움 등을 경청하고 창의성 개발 방안과 도전을 장려하는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아이디어 등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는 꿈에서 시작된다"며 "지치지 말고 도전하고,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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