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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라이더들 "7년째 동결…기본배달료 인상하라"


기본배달료 1천원 인상 주장…업계는 자영업자 부담 늘어날까 우려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배달의민족 라이더(배달기사)들이 기존 3천원이던 기본배달료를 4천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기본배달료가 6년째 동결됐다는 점을 내세우며 프로모션 비용이 아닌 배달료 자체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미 배달앱 업체들의 라이더 대상 각종 프로모션으로 인해 배달료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배달료 인상이 자칫 자영업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이 23일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이 23일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선훈 기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플랫폼지부는 23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했다. 배달플랫폼지부는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사들의 라이더로 구성됐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으로 총 200명의 라이더들이 집결했다.

배달플랫폼지부는 지난 9월부터 기본배달료 인상, 픽업거리(식당으로 음식을 가지러 가는 거리) 할증 등을 요구 조건으로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교섭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부 측은 지난 12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오는 24일 2차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는데, 여기서 결렬될 경우 파업 등 더욱 강력한 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7년째 오르지 않는 3천원의 기본 배달료를 4천원으로 인상하고, 내비게이션 실거리 및 픽업거리 할증과 오토바이 수당 등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에 요구했다"며 "그러나 배달의민족은 교섭 과정에서 배달료 인상과 관련된 사측의 안을 단 한 차례도 밝히지 않았고, 지난 14일 진행한 1차 조정회의 이후 진행된 교섭에서 처음으로 진전된 안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간 단건배달(한건당 한집만 배달하는 방식)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가 코로나19로 배달앱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라이더들에게 지급되는 배달료는 크게 오른 상황이다. 점심·저녁식사 시간 등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의 경우 배달료가 1만원을 넘어가는 사례도 흔하게 나타난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한 많은 라이더들을 끌어모으고 있으며 배달료의 상당 부분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 구도 속 일부 라이더들은 월 수백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커뮤니티에 '인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극히 일부인 데다가 대다수는 플랫폼사의 프로모션에 따른 수익이라는 것이 배달플랫폼지부 측의 설명이다.

이에 지부 측은 프로모션이 아닌 기본배달료 자체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 6월 배달의민족이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을 내놓으면서 배달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본배달료가 2016년 이후 동결 상태라는 점을 문제삼는다.

지부 측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배민1' 서비스에 대해 업주들과 주문 고객들에게 받는 배달 기본비를 5천원으로 변경했고, 거리에 따라 최대 8천원으로 책정했다. 경쟁사인 쿠팡이츠와 동일한 가격인데, 기존 기본비 2천900원에 비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배달의민족이 받는 배달 기본비는 늘어났음에도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기본배달료는 그대로라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김영수 배달플랫폼지부 배민지회 지회장은 "단건배달이 시작되면서 더 많은 시간과 거리를 갈아넣어야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갈 수 있다"고 토로했다.

홍창의 배달플랫폼지부 지부장은 "우리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기 위해 기본료 인상을 요구하지만 사측은 경쟁사를 핑계로 어렵다고만 얘기한다"며 "한편으로는 기업 간 경쟁이 이해가 가지만, 우리가 프로모션을 달라고 한 적은 없다. 왜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의 기본배달료가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본배달료가 3천원이라지만 배달거리가 500m 이상만 돼도 3천500원으로 배달료가 오른다. 또 지난해 말 단체협상에서 라이더가 내는 배차중계 수수료도 폐지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기본배달료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배달료 인상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배달플랫폼지부 측은 이에 대해 "배달료 자체를 인상하자는 것이 아니라 배달료를 구성하는 기본배달료와 거리할증 인상을 요구하자는 것"이라며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내는 배달료를 인상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기본배달료는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나눠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본배달료 인상 시 자영업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기본배달료 인상 등 배달비와 관련한 사항은 업주, 소비자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는 부분"이라며 "신중히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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