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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상무도 하나된 재계…임원직급 통합·축소로 '미래 리더' 키운다


연공서열 타파·성과 중심 제도로 우수 인재 발탁…책임경영 강화에 임원 부담 커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능력과 성과 위주의 '미래지향 인사제도'를 잇따라 발표하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제도로는 우수 인재들의 역량을 끌어내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전무 직급을 통합해 부사장 이하 직급 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단순화하는 등 개편이 적용됐다. 특히 부사장 직급은 향후 나이와 연공을 떠나 주요 경영진으로 성장 가능한 임원을 중심으로 승진시켰다. 또 삼성전자는 핵심 보직에 전진배치해 미래 CEO 후보군으로서 경험 확대 및 경영자 자질을 배양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는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약 10년의 '직급별 표준 체류 기간'을 전격 폐지해 3040의 초고속 승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올해 30대 임원이나 40대 부사장이 나왔지만, 내년에는 3040에 대한 승진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능력과 성과 위주의 '미래지향 인사제도'를 잇따라 발표하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국내 대기업들이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능력과 성과 위주의 '미래지향 인사제도'를 잇따라 발표하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SK그룹도 지난 2019년 8월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임원 혁신안을 전면 시행하며 기존 부사장, 전무, 상무로 구분됐던 임원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일했다. 또 CEO를 제외한 임원 차량에 전용 기사를 없애고 공용 기사제로 바꿨다. 가까운 거리는 직접 운전하고 장거리 출장의 경우 공용 기사를 배정받는 식이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SK그룹은 올해 신규 임원 133명 중 74명을 30~40대에서 배출했다. 약 67%는 성장 분야에서 나왔다.

국내 최초로 '님' 호칭을 도입해 수평적 소통 문화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CJ는 상무대우부터 사장까지 6단계로 운영되던 임원 직급을 내년 1월부터 '경영리더'로 통합시킨다. 벤처·스타트업으로 출발하지 않은 기존 대기업 그룹 가운데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단일 직급으로 운용하는 것은 CJ가 처음이다.

또 직급에 맞춰 일률적으로 지원되던 차량·사무공간·비서·기사 등도 앞으로는 보직과 역할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된다. 직급별로 차종이 정해져 있던 업무용 차량도 앞으로는 일정 비용 한도 내에서 업무 성격과 개인 선호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바뀐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재계에선 앞으로 각 기업별로 임원 내 '성과' 평가가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그룹마다 인적 구성이 점차 젊어지고 있는 만큼 인사제도나 조직문화도 구성원 특성에 맞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는 내부 임직원들의 니즈도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를 내고 맡은 업무범위가 넓은 임원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 보직에 오르게 되는 구조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며 "체류 연한에 관계없이 부문장이나 CEO로 조기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역량 있는 인재의 조기발탁 및 경영자 육성 시스템이 구축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또 일각에선 각 그룹들의 이 같은 변화는 젊어진 '오너'와도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모두 50대 초반이며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40대 중반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기업 총수들이 수직적인 명령 체계를 중시했다면 이들 젊은 총수들은 'MZ 세대'와 소통하면서 철저한 성과주의를 도입하고, 그에 맞는 파격적인 성과급과 승진을 약속하는 등 차별화에 나선 것"이라며 "향후 30~40대 임원 숫자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성과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면서 임원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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