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N번방 방지법?…국내-해외 사업자, 기울어진 운동장 확인법


N번방 초래한 텔레그램·디스코드는 제외

N번방 방지법 시행을 두고 국·내외 사업자 차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기자수첩 관련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지난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N번방' 사태를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및 전보통신망법 개정안'(N번방 방지법)의 후속조치가 오는 10일부터 시행된다.

국민청원을 통해 알음알음 퍼져나간 N번방은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 촬영물을 생성 및 거래·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다.

피해여성 중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회는 동일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형법 개정안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다수의 법안을 처리했다.

해당 법안들은 디지털 성범죄 처벌 수위 강화와 함께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디지털 성범죄물 삭제 등 유통방지 조치, 기술·관리적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인터넷 사업자는 불법 촬영물 유통방지 책임자를 지정해 정부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사업자가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최대 벌금형에 처한다. 해당 의무는 이달 10일부터 시행된다.

사전조치 의무 부과 사업자는 매출액 10억 이상 또는 일평균 이용자 10만명 이상의 사업자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커뮤니티·인터넷개인방송·검색포털 등의 기업이다.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포함해, 디시인사이드 등과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 90여개 이상 사업자가 이에 해당한다.

이번 조치 의무 부과에 따라 사업자들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영상물 제한 조치 관련 기술'로 불법 촬영물로 의심되는 정보를 상시로 식별하고 관리·감독해야 한다.

문제는 N번방 사태를 초래한 '텔레그램'이나 또 다른 디지털 성범죄 유포처로 꼽히는 '디스코드' 등 해외에 법인을 둔 사업자는 이번 조치 의무 부과에서 제외된 점이다.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나, 사업자 연락처도 알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구글과 메타(페이스북)와 같이 국내 대리인이 있는 해외 법인은 수범대상에 포함되긴 하나, 국내 사업자들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 올해 초 구글과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이 한 건물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페이퍼 컴퍼니'로 부실하게 운영 중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대리인제도 개선을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일부개정안'(구글 대리인법)도 발의된 상태나,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번 N번방 방지법은 국·내외 사업자들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명확히 확인하는 법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불법 촬영물에 방관하고 있는 해외 사업자 대신 국내 사업자가 모든 책임을 지게 됐다는 것이다.

당국에서 개발해 제공한 기술이 법 시행 약 3개월을 앞두고 8월 말 개발이 완료돼, 충분한 사전 테스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

아울러 플랫폼 사업자들의 서비스와 기술 접목 시 발생할 수 있는 장애 또는 품질 저하에 대한 책임 여부도 가려지지 않았다. 현재 과도한 트래픽 유발 부가통신사업자들은 통신서비스 품질을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넷플릭스법)을 적용받고 있다. 최악의 경우, '영상물 제한 조치 관련 기술'로 오류 발생 때, 넷플릭스법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소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당장 6개월의 계도기간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공분을 산 대상들은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는 이유로 법 적용도 되지 않았다"라며 "한국 내 법인이 있는 해외 사업자들에게도 법 집행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법 시행 전 실제 서비스를 대상으로 테스트하는 과정조차 없는 미비한 실정 속에, 서비스 등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장애 발생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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