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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지만 아름다워야" 개발진이 전하는 'P의 거짓'


피노키오 차용 잔혹동화…'진한 소울라이크' 선보인다

'P의 거짓' 스틸. [사진=네오위즈]
'P의 거짓' 스틸. [사진=네오위즈]

[아이뉴스24 박예진 수습 기자] "기괴하지만 아름다워야 한다."

신작 'P의 거짓'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전 '피노키오'를 '인간적으로' 차용했고 낙관적인 19세기 벨에포크 시대를 어둡고 잔혹하게 표현한 점도 눈길을 모은다.

네오위즈(대표 문지수, 김승철)가 서비스할 P의 거짓은 피노키오를 각색한 성인 잔혹 동화 액션 게임이다. 지난 9일 공개된 인게임 영상은 조회수 100만건을 돌파하는 등 기대작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P의 거짓은 내년 하반기 사전예약 판매될 예정이나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내년 결정될 예정이다. 개발진은 "퀄리티 이즈 킹"이 슬로건이라고 밝힐 만큼 담금질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최지원 메인 디렉터(PD)와 노창규 아트 디렉터(AD)는 30일 열린 온라인 미디어 인터뷰에서 P의 거짓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최 PD는 직접 만든 깡통로봇 모양 가면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사전에 꼭 소개시켜 드리고자 해서 가면을 쓰고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개발진 모두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 소속이다. 최지원 PD는 유명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의 전투를 총괄했고 노창규 AD는 '킹덤언더파이어', '블레스 언리쉬드'를 담당한 바 있는 베테랑이다.

노창규 AD(좌측), 최지원 PD. 최 PD는 게임 내 캐릭터인 깡통로봇 모양 가면을 쓰고 인터뷰를 진행해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네오위즈]
노창규 AD(좌측), 최지원 PD. 최 PD는 게임 내 캐릭터인 깡통로봇 모양 가면을 쓰고 인터뷰를 진행해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네오위즈]

◆'벨에포크'와 '동화'…익숙함에서 '다른 것' 찾아내

P의 거짓은 너무 유명한 것은 피하되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하는 개발전략을 취했다.

개발진은 활기차고 미래지향적인 시대인 벨에포크를 어둡고 광기 어린 공포의 시대로 표현했다. 게임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벨에포크는 19세기 말 산업혁명이 발생하고 1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프랑스 중심 유럽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시대상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철제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학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만능주의가 팽배했다. 에펠탑이 건설되고 만국박람회가 개최된 것도 이 시기다.

개발진은 왜 벨에포크를 택했을까. 19세기 양식 중 스팀펑크나 독일 제국시대인 디젤 펑크, 미국 와일드와일드웨스트 등 다른 후보들도 있었지만 낙점되지 못했다. '너무 유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최 PD는 "저희는 잘 알려진 것들이더라도 저희만의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방향으로 인식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노 AD는 이러한 P의 거짓의 세계관을 "기괴하지만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로 정리했다. 벨에포크에서도 로마네스크, 네오바르크 양식을 차용해 에펠탑 같은 금속 구조물과 고전적 레이스 양식처럼 '예쁜' 디자인도 게임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P의 거짓은 영상이 공개된 이후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 캐릭터와 배경 그래픽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노 AD는 "19세기 벨에포크에 이용자가 직접 초대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밝히면서 현장감 극대화와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역사를 참고해 고증을 꼼꼼히 했다고 강조했다. 캐릭터 디자인도 19세기 디테일을 참조했다. 가령 밀고 당겨 옷을 여닫을 수 있는 '지퍼'의 경우 당시 개발 직후 상용화가 되지 않은 시기인 만큼 게임에선 선보이지 않았을 정도다.

또한 개발진은 P의 거짓이 '인간과 기계 간의 갈등'을 담은 이야기라고 밝히면서 거짓말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인간임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최 PD는 "기계가 거짓말을 한다면 폐기처분 대상이 되겠지만, 인간이기에 거짓말을 허용하는 것"이라면서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할 줄 안다는 건 인간에게 다가가고 싶고, 표현하고 싶다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거짓말'은 게임 전반에서 분기점의 역할을 하게 된다. 거짓말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 모험, 경로, 결말이 갈라지는 등 핵심적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을 하냐 안 하냐에 따라 적이 되거나 아군이 될 수도 있다.

◆"혼란한 시기지만 좋은 게임 만들면 게임강국 될 것…NFT는 관심없어"

P의 거짓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국내 개발작 중 보기 드문 소울라이크 장르라는 점이다. 특히 최 PD는 '다크소울' 시리즈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다크소울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높은 난이도 등으로 마니악한 장르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전세계인들이 열광하고 기다리는 장르가 됐다"며 "양질의 PC·콘솔 게임을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가진 스튜디오인 만큼 소울라이크 영역에 도전해 전세계에 인정받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정통 소울라이크를 고수하기 위해 과감하게 포기한 부분도 있다. 개발진은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옵션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진입장벽이 높고 어려운 내용과 난이도가 특징인 소울라이크 장르의 제맛을 살리기 위해서다. 최 PD는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옵션을 '매운맛 뺀 청양고추'에 비유하기도 했다. 다만 "숙련도가 올라가고 다양한 콘텐츠 시스템을 활용하면 난이도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 "진득하게 시스템 활용하면 언젠가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난이도 밸런스가 매우 중요한 장르인 만큼 아이템 무장도 일정 부분 과감히 포기했다. 이 게임에서는 피노키오를 가동하는 내부 시스템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각종 전투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최 PD는 "신체 부위 개조를 많이 고려했지만 밸런스를 이탈할 우려가 생겼고 액션 게임이다 보니 변수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밸런스를 벗어나거나 난이도의 일관성을 이탈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PD는 최근 게임업계 화두가 되고 있는 NFT(대체불가능토큰)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순수한 재미 요소 외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요즘 NFT나 P2E 같은 얘기들로 순수하게 게임 개발을 좋아하던 분들에게 혼란이 있을 수 있는데, 계속 좋은 게임 만들겠다는 각오만 있으면 언젠가 기회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포기하지 말고 공부하고 노력해 끊임없이 기회를 잡으시라"며 "우리나라를 다양한 플랫폼과 방식의 게임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게임강국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P의 거짓' 스틸. [사진=네오위즈]
'P의 거짓' 스틸. [사진=네오위즈]

/박예진 수습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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