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4주기를 맞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국 출장 일정으로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글로벌 경영 행보에 집중하며 '뉴삼성'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이병철 선대회장의 추도식이 진행됐다. 1910년 2월 12일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난 이병철 선대회장은 1987년 11월 19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이병철 선대회장은 반도체 산업에 도전해 '반도체 코리아'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1983년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당시 우리나라가 반도체 불모지였던 만큼 주변의 만류가 있었지만,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e4cb6705fba5f0.jpg)
이병철 선대회장은 직원들에게 "영국이 증기기관을 만들어 400년간 세계를 제패했는데, 나도 그런 생각으로 반도체에 투자한 것"이라는 유훈을 남기기도 했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대표적 경영철학으로는 '사업보국'이 꼽힌다. 기업을 통해 국가에 헌신하고 봉사한다는 뜻으로, 현재까지도 삼성에 계승되고 있다.
실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이병철 선대회장의 33주기 추도식 이후 계열사 사장단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도 "늘 기업은 국민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회장님의 뜻과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 발전시키자"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으로 인해 이번 추도식에는 불참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사실상 총수 일가를 대표해 추도식을 주재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추도식을 위해 귀국을 앞당기기보다는 현지에 머물며 정·재계 인사를 만나고, 현지 경영 현안들을 챙기는 것으로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정신을 기렸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매주 목요일 삼성물산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회계 의혹 관련 재판에 참석해야 해서 시간을 내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번엔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으로 18일 재판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모처럼 시간을 낼 수 있게 됐다.
지난 14일 5년 만에 북미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가장 먼저 캐나다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했다. 이후 바이오 기업 모더나와 이동통신 기업 버라이즌 경영진을 잇따라 만나며 글로벌 경영을 재개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30561384c4fa64.jpg)
바이오 사업은 이 부회장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겠다며 투자를 집중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에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3개를 완공했으며,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분야 업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외에 백신,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또 바이오시밀러도 파이프라인을 지속 확대하고 고도화하는 데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또 삼성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 기술 선행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고, 차세대 네트워크사업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신사업 영역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남은 일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최근 반도체 정보 제출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국내 반도체업계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로 인해 글로벌 경영에 나서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 경영 현안을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특히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에 나선 점도 '뉴삼성'을 가속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사제도는 직급 체계 단순화, 과감한 인재 발탁 등을 골자로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인사 제도 개편을 통해 이 부회장이 추진하는 '뉴삼성'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사 제도가 5년 만에 바뀌는 것인 만큼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