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정주 문학 탄생의 흔적을 찾는 여정…'누구의 흰가슴에 붉은꽃이 피는가' 출간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한국 문학계의 대표적 미당문학 연구가인 윤재웅 동국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가 펴낸 미당 시문학 로드 에세이 '누구의 흰가슴에 붉은꽃이 피는가'가 출간됐다.

이 책은 미당 문학의 정신적, 지리적 토양이 된 질마재 마을과 풍천, 곰소, 하전 개펄, 선운사 등을 찾아 서정주 문학 탄생의 흔적들을 돌아본다. 시인이 태어나서 유년기를 보낸 곳,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의 그 바람이 언제나 머무는 곳, 소요산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생가와 기념관과 묘소를 품고 있는 곳, '쓸쓸한 충만'의 바다라는 한국문화의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질마재 공간을 시적이고 감성적인 언어로 꾹꾹 눌러쓴다. 그래서 이 책은 시인 서정주의 고향마을에 대한 다큐멘터리이자 학술과 예술의 중간쯤에 있는 교양 에세이이다.

저자는 서정주 문학의 인문·지리적 배경뿐 아니라 시인에게 영향을 미친 정신적·문화적 토양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미당의 상상력과 이야기 세계의 매력을 가르쳐준 외할머니와 머슴 박동채, 서운니 누이에서부터 미당 문학의 근본적 자양분이 된 석전 박한영과의 인연, 미당의 시의 샘이 되어준 장모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미당의 융숭 깊은 문학밭을 기름지게 일구게 됐는지 미당 시와 자전산문, 소설 등을 통해 재미와 의미를 담아 펼쳐 보인다.

신간 '누구의 흰가슴에 붉은꽃이 피는가' 표지. [사진=도서출판 깊은샘]

저자는 미당의 탄생지인 질마재 마을에선 시인의 외롭고 가난한 천성을 지니게 된 흔적을 더듬고, 칠산 바다에선 마음의 번뇌를 식히던 쓸쓸한 충만의 바다를 관조한다. 줄포와 고창에선 청소년 미당의 항일정신과 방황하던 질풍노도의 시기를 돌아보고, 선운사에서 처연한 동백의 붉은빛 낙화와 자신을 시인의 길로 인도한 석전 박한영과의 인연에 주목한다. 그리고 동리국악당에서 미당시가 도달한 전통의 세계가 가야금과 판소리로 이어진 미당의 전통소리에 대한 깊은 사랑에 있었음에 주목한다.

저자는 미당의 시적 성취에 이르는 단단한 여정을 때로는 번민하는 시인의 마음으로, 때로는 깨달음에 이르는 철인(哲人)의 육성으로 영롱하게 색칠한다. 여기에 곳곳에 배치된 사진들은 미당 시문학의 질감과 마음결을 헤아리듯 인상적이다.

이 책은 또한 미당의 자전적 일대기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희귀 자료도 실어 미당 문학의 숨겨진 2인치까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도록 문학 사료적 가치에도 정성을 쏟았다. 미당의 생전 시작노트를 비롯해 줄포공립보통학교 학적부, 동아일보 1930년 12월 18일 ‘학생압송사건’ 기사, 1936년 동아일보 신춘현상공모 입선 기사, 1938년 미당 결혼사진, 1940년 '신세기' 11월호 '행진곡' 시 발표 지면, 중앙고보 중 2때의 광주학생운동지지 시위로 퇴학된 사건 기록 등을 통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미당의 항일정신과 대단한 문학적 성과까지 살펴볼 수 있게 구성됐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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