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장과 괴리된 '단계적 일상회복'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중증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신규 확진자 발생은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지 보름만인 지난 16일 3천187명으로 역대 두번째 큰 규모로 발생했다. 전국 대비 8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 규모인 1천436명이 나왔다. 그만큼 단계적 일상회복의 2단계로 넘어가는 문턱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우려다.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됐으나, 인공호흡기나 산소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의 발생은 심상치 않다. 지난 16일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종전 최다였던 전날 495명에서 하루새 27명 더 늘어나 522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정부가 앞서 현행 의료체계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제시한 500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 이후, 여러 문제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내세운 기준은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뿐이었으나 예상보다 중환자 수가 빠르게 늘자 이달 17일 서둘러 새 기준을 내놨다. 위험도 평가 기준을 좀 더 세분화해 일상 회복 이행 및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해당 평가 지표 마련이 큰 골자다.

이와 별개로 위험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별도로 긴급평가를 해 비상계획 실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백신 추가접종 간격을 현행 기본접종 완료 후 6개월에서 60세 이상은 4개월로, 50대는 5개월 이후로 단축하는 변경안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새 방침이 현장의 위기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악화되는 가장 큰 원인인 고령층 돌파감염을 추가 접종 간격을 단축해 위중증 급증세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으나, 지금의 의료체계가 그때까지 버틸 수 있는지 미지수다.

방역당국은 지난주 중환자실 가동률이 70%에 근접해 위험도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으나 수도권의 위험도를 '중간'으로 평가했다. 지금 수도권 병원들은 인력 부족이 겹쳐 중환자 병상이 포화상태나 다름없는 실정을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수도권 중환자 병상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의료 현장의 체감 수준과 괴리가 크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7일 "긴급평가 실시 기준으로 제시된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는 전국 단위 가동률이 기준"이라며 "현재는 수도권 중환자도 비수도권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중환자도 비수도권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중환자 이송이 신속하게 이뤄지기엔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찌감치 단계적 일상회복을 실시한 해외 국가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신규 확진자 수 등의 증가는 충분히 예견됐다. 완전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이루기 위해선 정부의 땜질식 처방이 아닌, 현장 상황을 반영해 유연하게 수정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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