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ERCG ABCP 소송전 2라운드 돌입…현대차·KB·BNK투자證 등 항소


CERCG ABCP 구조적 결합·투자자보호 의무 등 쟁점 놓고 재공방 예상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관련 증권사 간 소송전이 2라운드로 돌입했다.

당시 CERCG ABCP에 투자했던 금융사들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1심에서 패한 뒤 일제히 항소장을 제출하며 다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발생과 관련해 1심에서 패소한 현대차증권·KB증권·BNK투자증권·부산은행·하나은행은 지난 4일 일제히 항소장을 제출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KB증권·BNK투자증권은 지난 4일 CERCG ABCP 부도 발생과 관련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한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장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당시 CERCG ABCP를 매입했던 부산은행과 하나은행도 항소장을 제출했다. 특히 이들은 CERCG ABCP 발행 과정에서 해당 채권에 대한 신용평가를 맡았던 나이스신용평가와 서울신용평가를 상대로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018년 5월 자산관리계약을 맺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CERCG가 지급 보증한 자회사 CERCG캐피탈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6개월(2018년 11월 9일) 만기의 ABCP를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1천645억원으로, 현대차증권(500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부산은행(200억원) KTB자산운용(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 골든브릿지자산운용(60억원) 하나은행(35억원) 등이 매입했다.

문제는 CERCG ABCP가 발행 직후 부도 처리되며 불거졌다. ABCP는 특수목적회사(SPC)가 채권이나 부동산 등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해당 담보자산이 부도가 나면 투자액은 전액 손실을 볼 수 있다.

당시 CERCG는 지급 보증한 3억5천만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원리금 상환에 실패했고, CERCG의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된 모든 채권에 대해서도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했다. CERCG캐피탈의 ABCP도 만기일까지 상환되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이후 같은 해 11월 CERCG ABCP를 매입했던 금융사들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ABCP 매입 주관사로써 해당 상품에 대한 실사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소송 금액은 현대차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부산은행(200억원) 하나은행(35억원) 등 총 1천135억원 규모다.

소송을 제기한 금융사들은 특히 CERCG의 지급보증과 관련해 중국의 외환관리국(SAFE) 등록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구조적 결함이 있었지만,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이를 숨기고 투자자들을 기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SAFE 등록 여부나 CERCG 상환능력, CERCG의 지방 공기업 여부에 대해서도 허위로 표시하거나 제대로 알리지 않는 등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와 관련해 해당 ABCP 발행을 주관한 것이 아니라 '주선'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관 업무와 달리 주선은 기업 실사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평가사를 통해 신용등급이 부여된 회사채를 인수해 주선한 것으로, 기관투자자와의 거래이기 때문에 불완전 판매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당시 CERCG ABCP의 신용평가를 진행한 나이스신용평가와 서울신용평가는 신용등급 A2 등급을 부여한 바 있다.

1심에서 법원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ABCP를 매입한 채권단의 주장을 모두 기각한 것이다.

재판부는 신용평가사들이 ABCP 신용평가를 할 때 SAFE 등록 문제 등 CERCG의 상환능력을 충분히 검토해 신용등급을 부여했고,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SAFE 등록 문제를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허위 표시 등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가장 피해 규모가 큰 현대차증권은 재판부의 결정에 반발하며 항소를 통해 다시 법리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증권은 직접 매입한 500억원에 대해 지난 2019년 이미 손실 처리했다. 아울러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은 현대차증권이 투자 물량을 다시 사기로 합의했지만 부도가 발생하자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2심에서 법원은 현대차증권이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에 총 170억여원을 물어주라고 판단했고, 현대차증권은 이를 충당금으로 쌓아 둔 상태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1심 판결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결과"라며 "CERCG ABCP의 구조적 결함과 주관사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등에 대해 다시 한번 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해 항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투자 금액은 회계상 손실 처리했고,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과의 소송 관련해서도 충당금을 쌓아 뒀다"며 "항소를 통해 이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1심 판결은 관련 법령과 실무상 사모 ABCP를 거래할 때 주선인이 부담하는 의무의 범위가 공모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확인한 것"이라며 "특히 전문적인 기관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할 때 자기책임의 원칙을 강조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관 업무가 아닌 단순 주선을 하는 입장에서 발행 당시 신용평가사에 의뢰해 부여받은 신용등급과 평가를 바탕으로 해당 ABCP에 대한 검증이 됐다고 판단하고 전문투자자에게 판매한 것으로 불완전판매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제기된 항소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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