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수입맥주의 성장률이 주춤한 틈을 타 국내 수제맥주가 맥주 시장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들 맥주 생산 기업들은 판매 호조와 수제맥주 인기에 힘입어 IPO(기업공개)에 나서는 등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
9일 수제맥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주 위트 에일'을 생산하는 제주맥주는 수제맥주 기업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당시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이 1천748.25대 1을 기록하는 등 흥행까지 성공하면서 후발 수제맥주 기업에 상장 바람을 불러 일으킨 셈이 됐다.
![CU가 세 번째 레트로 수제맥주로 '백양BYC 비엔나 라거'를 선보인다. [사진=BGF리테일]](https://image.inews24.com/v1/43d5c73c1163ab.jpg)
제주맥주 상장에 이어 '곰표 밀맥주'로 잘 알려진 수제맥주 1세대 기업 세븐브로이맥주도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세븐브로이맥주의 기업가치가 약 5천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루기도 했다.
또 '경복궁' 등으로 알려진 카브루도 2023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진라거'를 생산하는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도 3년 내 상장이 목표다.
최근에는 '불닭망고에일'을 생산 중인 더쎄를라잇브루잉이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2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 유치액 75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전동근 대표이사는 "3년간 500억원의 투자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제맥주 업계의 연이은 투자유치와 상장 추진은 국내 맥주시장의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국내 맥주시장은 조세법 개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실제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수제 맥주 판매량은 1천180억원 규모로 2017년(430억원)보다 2.7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3년까지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3천700억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코로나19로 '홈술족'이 늘면서 수제맥주 수요가 증가했고, 일부 맥주의 경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또 주세법 개정으로 수입맥주만 가능했던 편의점의 '4캔 1만원' 행사에 국내 맥주들도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수제맥주 판매율을 끌어 올렸다.
다만 일부에서는 우후죽순 출시되는 수제맥주의 경쟁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제맥주의 경우 맛보다 유명 기업과의 콜라보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듯 보인다"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마케팅이 판매율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수제맥주의 상당 부분이 대기업에서 위탁생산 중"이라면서 "수제맥주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수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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