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같은 날 나란히 생일을 맞은 삼성 전자계열 3사가 창립기념식 행사를 내부적으로 조촐하게 진행했다. 올해 3분기에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를 비롯한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자축하기보다 규모를 대폭 축소해 조용히 '100년 기업'에 대한 의지만 다지는 분위기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는 이날 각각 창립기념일 행사를 가졌다. 이 기업들의 나이는 서로 다르지만 다른 이유로 같은 날을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11월 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 5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49882a7d491ef1.jpg)
올해로 창립 52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1월13일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로 시작했지만 1988년 11월 1일 삼성반도체통신주식회사를 합병하며 이날을 창립기념일로 정했다. 이날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기념식에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IM부문장) 등 경영진과 사장단을 중심으로 최소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재용 부회장은 예년처럼 창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의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창립 50주년이었던 지난 2019년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한 번도 창립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줄곧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지난 8월 가석방된 후 취업제한 논란 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부친의 1주기 추도식 후 흉상 제막식에서 '뉴삼성'에 대한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이 부회장은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이날 창립 기념행사에서도 곳곳에서 '새로운 삼성'에 대한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특히 이날 방영된 '삼성전자 창립 52주년 기념 영상'에는 "고객과 함께 꿈꾸고, 협력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메시지가 담겨 눈길을 끌었다.
김기남 부회장도 창립기념사를 통해 '뉴 삼성'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김 부회장은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빅뱅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과 인류 사회에 대한 깊은 공감을 바탕으로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며 미래를 준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 3분기 동안 괄목할 실적을 달성했다"면서도 "경영환경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앞으로 10년 동안 전개될 초지능화 사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자문해 봐야 할 때"라며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삼성의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인류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가치 있게 변화시키고 다음 세대에 물려줄 초일류 100년 기업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11월 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 5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510cac68612cb9.jpg)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별도의 행사를 갖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사전 제작한 영상을 방영하며 자축했다. 이날 기념식은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근속 30년·20년 된 임직원 등 일부가 참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2년 7월 출범했지만 삼성전자 창립일을 따르고 있다.
최 사장은 이날 창립기념사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의 미래 비전을 '우월성', '지속가능성',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과 성장성' 등 3가지로 제시했다. 특히 경쟁사를 초격차로 따돌릴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는 우월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회사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 양보다는 질, 질보다는 격을 중시해 '100년 기업'으로 갈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사장은 "3가지 미래 비전이 잘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사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와 조직, 구성원들간에 '융합과 정렬'이 잘 이뤄져야 한다"며 "양보다는 질, 질보다는 격이 다른 우리만의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로 30년, 50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자"고 강조했다.
![11월 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 5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41fc4290c34fc5.jpg)
올해 창립 48주년을 맞은 삼성전기도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계현 사장, 수상자 등 일부만 참석한 채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삼성전기는 1973년 3월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초도 출하일이 11월 1일이어서 이날을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회사의 호실적 및 다양한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임직원들을 향해 노고를 치하했다. 삼성전기는 창립 당시 임직원 900명, 매출 7천800만원이었으나 현재 국내 1만1천500명, 해외 2만5천 명의 임직원이 국내 3개 사업장, 해외 5개 생산법인에서 약 8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 사장은 "삼성전기가 나도 일하고 싶고,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최고의 성장기업이 될 수 있게 하자"며 "모두에게 가슴뛰는 기업이 되자"고 당부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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