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천 쪼가리 한 장 2만원대 파는 애플…'봉이 김선달식' 영업 눈살


사은품이던 '애플 광택용 천' 이달부터 2만5000원에 판매…계속된 고가 정책 논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많은 혁신과 가치를 제공한다면 기꺼이 그것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늘 생각해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 2018년 당시 신제품이었던 '아이폰XS'가 너무 비싼 가격에 책정됐다는 지적이 일자 이처럼 대답했다. 아이폰 가격이 비싸도 살 사람은 산다는 뜻이다.

애플 본사 전경 [사진=애플]
애플 본사 전경 [사진=애플]

하지만 애플의 '고가 정책'은 최근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무상으로 제공하던 광택용 천을 최근 비싼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9일부터 한국, 미국,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액세서리 일종인 광택용 천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2만5천원으로, 전자기기를 닦는 용도다. 제품 모서리에는 애플의 상징인 사과 모양의 로고가 박혀있고, 실제 제품 색상은 흰색보다 회색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에 대해 애플은 "마모를 일으키지 않는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졌다"며 "나노 텍스처(Nano-texture) 글래스를 포함해 모든 애플 디스플레이를 안전하고 깨끗하게 닦아준다"고 설명했다.

'광택용 천'은 원래 2019년 출시된 애플 프로 디스플레이 XDR 등을 구매할 때 같이 제공됐던 사은품으로, 애플은 그동안 고객이 분실할 경우 고객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해줬다. 하지만 최근부터 '광택용 천'을 별도 액세서리로 분류해 높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애플은 나노 텍스처 글래스가 탑재된 프로 디스플레이 XDR이나 iMAC(아이맥) 제품 화면을 청소할 때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광택 천만을 사용해 닦으라고 안내하고 있다. 또 이를 별도 판매하기 시작하며 나노 텍스처 글래스가 탑재된 것 외에 애플워치,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모든 기기에 호환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사용 범위를 넓혀 안내했다.

애플 본사 전경 [사진=애플]
애플 광택용 천 [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이 같은 움직임에 일부 이용자들은 애플이 마니아층을 노리고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외 직구를 통해 살 수 있는 비슷한 재질의 광택용 천이 4장에 19.99달러(약 2만3천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 것과 달리, 애플 로고가 붙었다는 이유로 1장에 2만5천원에 판매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원래 구성품에 있던 것을 빼놓고 그만큼 제품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추가로 돈을 지불해 '광택용 천'을 구매하라는 것은 너무하다"며 "애플이 점점 선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애플'의 브랜드 값을 고려하면 적정하다고 반박했다. 또 고가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애플 특성상 2만5천원이란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대신 종이백으로 과시욕, 허영심을 충족시키려는 수요가 늘면서 명품 브랜드들의 종이백도 온라인 중고사이트에서 1만~3만원에 판매될 때가 많다"며 "애플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애플 로고가 갖는 의미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문제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애플의 '광택용 천'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판매 흥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습이다. 나인투파이브맥 등 일부 외신에 따르면 이 제품은 현재 매진 상태다. 또 주문 폭주로 인해 배송 대기 기간도 기존 2~4주에서 최근 10~12주로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 29일에 주문을 하려고 하자 애플 측은 내년 1월 24일께 받을 수 있다고 안내를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물류 대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배송이 이만큼 늦어지는 것은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아무리 애플이라지만 광택용 천이 이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은 다소 의외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의 고가 정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애플은 지난 7월 아이폰에 부착 가능한 13만원 가량의 보조 배터리 '맥 세이프(MagSafe) 배터리 팩'을 다른 경쟁사 제품에 비해 2~4배 비싼 가격에 판매해 논란이 됐다. 또 '아이폰12'부터 충전기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선 충전기 가격을 5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 역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외에도 '아이폰13 프로' 실리콘 정품 케이스, '맥 프로' 휠(Wheels) 키트 등도 고가 논란에 휩싸였다.

애플은 앱 수수료도 비싸게 받아 많은 이들의 지적을 받았다. 앱 스토어에서 30%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상태로, 대다수 콘텐츠 업체들은 애플의 앱 스토어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고가 수수료를 감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7월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는 인터넷에서 사실상 글로벌 세금"이라며 "30% 수수료는 완전히 불합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앱 수수료뿐 아니라 휴대전화 시장에서의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휴대전화와 그 주변기기에서 고가 정책을 펴고 있다"며 "애플이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가격 정책은 앞으로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천 쪼가리 한 장 2만원대 파는 애플…'봉이 김선달식' 영업 눈살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