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징어 게임', KBS에서 못 만드는 이유 있다


OTT산업, 정부 정책·지원 필요

국내 OTT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

[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스포츠웨어 브랜드' 로고가 박힌 체육복,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샌드위치, 참가자들의 피곤함을 달래주는 홍삼 한 봉지, 국내 식품기업의 설탕으로 만든 달고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화제가 된 '오징어 게임 공중파 버전'의 예시로 국내 공중파 제작 드라마의 과도한 간접광고(PPL)을 꼬집은 내용이다.

글로벌에서 유례없이 흥행에 성공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향한 말이 많다. 공중파 드라마와 비교하는 풍자도 이 중 하나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한국방송공사(KBS) 국정감사 때에도 '오징어 게임'이 등장했다.

왜 KBS는 오징어 게임과 같은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냐는 핀잔 아닌 핀잔이다. 총알이 빗발치고 피가 난무하는 콘텐츠를 KBS에서 만드는 것도 문제지만, 국내 방송 제작 환경에서 PPL에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넷플릭스와 국내 방송사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가진 '총알'의 규모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광고 단가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PPL은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기반이 된다. 사극 등 PPL을 넣기 어려운 장르물의 제작이 뚝 끊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PPL로 제작비를 확보하지 못하자 아예 제작을 포기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시청자의 PPL의 거부 반응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작비가 내수 규모에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어서다. 자금 조달이 여유로운 몇몇 대형 제작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제작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OTT 사업자들도 콘테츠 실패를 대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는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 애플TV 등 글로벌 OTT와 웨이브, 왓챠, 티빙, 카카오엔터, 쿠팡플레이 등 국내사업자 OTT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국내사업자 OTT가 수세에 몰릴 것이란 우려한다. 빵빵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OTT가 제작비 전액 지원을 미끼로 좋은 콘텐츠를 긁어갈 것이란 걱정이다.

물론 글로벌 OTT의 투자로 인한 콘텐츠 제작 환경이 개선과 경제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다만 글로벌 OTT의 통 큰 투자 뒤에는 판권과 저작권을 포기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다. 실제 오징어 게임으로 넷플릭스가 1조원을 벌었지만, 제작사에 돌아가는 수익은 극히 일부분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 지원과 보호를 위해서는 토종 OTT를 육성해 시장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막기 위해선 다수의 사업자가 경쟁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OTT 사업자들도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을 위해선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식재산권(IP)금융도 활성화를 요구하는 지원책 중 하나다. 현재 국내 IP금융은 기술금융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지원책을 늘리곤 있지만 아직 1조3천500억원(2020년 1월 기준)으로 미비한 편이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올해 밝힌 한국 콘텐츠 투자 금액은 5천500억원이다.

제작사들이 판권과 저작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넷플릭스의 지원책에 기대는 현실적인 이유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는 이미 잘만든 K콘텐츠가 글로벌에서도 흥행,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국내 OTT 산업의 주도권을 잡고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할 때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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