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주] 누리호 발사 ‘D-3’ …‘실패’와 ‘비정상 비행’의 차이


과기정통부 “‘실패’라 쓰지 말고 ‘비정상 비행’으로” 주문

누리호는 각 단이 분리될 때마다 일정한 속도에 도달해야 한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얼마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 발사 관련 브리핑을 했다. 이 자리에서 황성훈 과기정통부 우주기술과장은 “누리호가 실패했을 때 용어를 ‘실패’라고 쓰지 말고 ‘비정상 비행’으로 써달라”며 기자들에게 주문했다.

그 이유로 황 과장은 “시행착오의 과정이 필요한 발사체 개발 개념으로 실패보다는 비정상 비행으로 표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사’도 ‘비행시험’으로 고쳐 써 줄 것을 당부했다. 다만 성공을 ‘정상 비행’으로 써달라고는 부탁하지 않았다.

오는 21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차 발사를 앞두고 관련 기관과 관계자들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물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관련 업체,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 또한 긴장감이 최고조이다. 성공하면 더없는 영광일 텐데 실패하면 국민 시선은 물론 따가운 눈초리를 피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이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관련 설명회에서 ‘실패라고 쓰지 말고 비정상 비행’이라고 표현해 달라는 지점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감지된다.

누리호와 관련해 '실패'를 '비정상 비행'으로 써 줄 것을 과기정통부는 당부했다. [사진=과기정통부]

이는 역설적으로 아직 우리 사회가 ‘실패’에 대한 받아들임에 인색하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높게 평가하는 잣대와 무관치 않다. 실제 2013년 나로호가 성공을 거두기 이전 2번에 걸쳐 발사에 실패했는데 그때마다 ‘국민 세금 낭비’ ‘화려한 불꽃 쇼’ 등으로 연구원들이 받은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오는 10월 21일 발사된다. 누리호 발사 컴퓨터 그래픽.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와 발사체, 엔진 개발 전문가들은 이번 누리호 ‘비행시험(발사)’에 대해 ‘성공 확률은 20~30%’로 보고 있다. 수십만 개의 부품과 엔진의 정확성, 정확한 시간 계산, 우주 날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첫 발사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 평가이다.

이는 우리나라 발사체 개발 역사를 보더라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위성발사체를 개발한 것은 나로호이다. 러시아와 합작품이다. 나로호는 총 3번 발사했다. 2번 실패했다.

2009년 8월 25일 1차 발사에서 페어링 비정상 분리로 발사에 실패(비정상 비행)했다.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에서는 1단 비행 중 통신이 끊겼고 이후 추락했다. 2013년 3번째 발사에서 성공했다. 발사 성공률은 약 33%였다.

우리나라 로켓 개발은 점점 투입 예산이 늘어나고 있다. 1993년 개발비 28억5천만원으로 KSR-I을 개발했다. 이어 1997년 KSR-II(52억), 2002년 KSR-III(780억), 2009년 나로호(KSLV-I, 5천25억)에 이어 누리호(KSLV-II) 개발에는 총 1조9천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우리나라 발사체 개발 역사. 점점 덩치가 커지면서 투입 예산도 증가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는 엔진 크기와 무관치 않다. 미국과 구소련 등에서도 우주 발사체용 로켓엔진을 추력 기준으로 ‘10톤급→30톤급→75톤급’ 등 단계적으로 개발했다.

나로호 등 발사체 개발에 오랫동안 참여했던, 익명을 요구한 한 개발자는 “우주개발은 긴 시간과 잦은 실패의 경험이 결합하면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게 흐름”이라며 “누리호 발사가 실패(비정상 비행)하더라도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는 ‘포용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부탁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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