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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순] IT·벤처 단체장 ‘자리’경쟁 과열 우려


 

요즘 IT업계나 벤처기업 관련 단체장 자리를 놓고 막후경쟁이 치열하다는 후문을 심심찮게 듣게 된다.

관련 업계에 있는 CEO들은 한 두번쯤은 최근들어 이 막후경쟁에 휘말려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해본 일이 있다는 어려운(?) 심경을 토로하기도 한다.

생경한 느낌이 들 정도다.

지난 2~3년간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관련 단체장 자리도 선뜻 수락하는 사람이 없어 인물난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말이다.

최근의 치열한 단체장 자리 경쟁은 과거 벤처, IT 붐이 한창 커저가던 시절을 다시 느끼게 한다.

그럴만도 하다.

지난해 연말 정부가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2의 벤처 붐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했고 코스닥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것을 보면 IT와 벤처 단체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만도 하다는 것이다.

또 이들 단체장이 속해 있는 기업은 본의든 아니든 정부 눈에 띄어 뜻하지 않은 특혜를 얻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우려되는 것은 단체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사람들이 단체장으로서의 소임 보다는 이런 뜻하지 않은 혜택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과거 벤처 붐이 한창일 때 몇몇 '잿밥'에 눈 먼 단체장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벤처기업 전체가 부도덕한 기업으로 몰리도록 하고 아직도 ‘벤처=모럴 해저드’라는 등식을 연상시키도록 만든 전례를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은 지금도 벤처 활성화 정책을 실현해 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벤처의 부도덕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벌써 업계 일각에는 "지방의 한 단체장이 운영하는 기업의 주가가 수십배 올랐다"는 둥 "단체장 자리를 차지해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의 이미지를 바꾸려 막후에서 로비를 하고 있다"는 둥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단체장 자리일수록 소문은 더 흉흉하다.

물론 단체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IT산업과 벤처기업의 발전을 위해 포부를 펼치고 싶어하는 충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극히 일부의 잘못된 의식이 모처럼 돌아온 벤처 부흥의 기대를 송두리째 무너뜨리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최근의 단체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만든다.

과거의 재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잿밥'에 대한 욕심이 아닌 진정한 산업 발전을 위해 기업 경영에도 부족한 시간을 쪼개 단체를 이끌어 가는 대다수의 단체장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과열경쟁을 지양해주기를 바란다.

이구순기자 cafe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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