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토스'에 올라탄 '타다'가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 나선다. 이에 따라 택시 시장에 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토스가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하면서 핀테크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면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택시 시장의 변화도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타다의 운영사인 VCNC의 지분 60%를 쏘카로부터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투자금 모두를 타다의 성장에 쓰겠다는 것이 토스의 방침이다. 쏘카는 타다의 나머지 지분 40%를 VCNC를 통해 보유한 채 전략적으로 토스와 협업할 에정이다.
![금융 플랫폼 토스가 타다를 인수한다. 사진은 타다 가맹 택시. [사진=타다]](https://image.inews24.com/v1/84c53e6611f56c.jpg)
토스는 모빌리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직접 진출하기보다는, 자신들의 핀테크 서비스를 타다의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와 결합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목적이라고 발표했다. 즉 금융 서비스 확대 차원이다. 이를테면 '타다 라이트'를 통해 택시를 호출하고 요금을 결제할 때 토스의 간편결제를 활용하는 식이다. 실제로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플랫폼인 '카카오T'를 등에 업고 급성장한 사례도 있다.
토스 관계자는 "모빌리티와 핀테크의 조합은 이미 동남아 '그랩' 등의 사례도 있다"며 "택시 시장의 규모가 연간 12조원 정도 되는 만큼 그쪽에서 일어나는 결제와 관련해 저희 쪽에서도 고려해 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토스가 타다 인수를 위해 지불한 투자금이 타다의 양적 성장에 활용되면서 결국 모빌리티, 특히 택시 시장에 어느 정도의 지각변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타다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지난 2018년 국내 최초 '승차호출' 서비스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뒤흔들었던 명성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이전의 입지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타다의 핵심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마찬가지로 플랫폼 가맹택시 서비스인 '타다 라이트'다. 하지만 시장 1위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에 비하면 운행 대수는 물론 이용자 수도 훨씬 적다. 지난해부터는 SK텔레콤과 우버의 합작사인 '우티'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타다 라이트의 입지는 더욱 애매해졌다.
모빌리티, 특시 택시 사업의 특성상 확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타다의 기존 최대주주인 쏘카는 아직 적자를 보고 있다. 주력 사업인 카셰어링 분야의 흑자 전환이 조만간 이뤄지는 것을 토대로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타다에 꾸준한 투자를 하기에는 여력이 제한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투자 대비 성과가 보장되지도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스의 인수를 통한 자금 수혈은 타다의 사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마케팅 공세와 서비스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한 발빠른 움직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타다는 현재 준고급택시 '타다 플러스', 공항 이동 예약 서비스 '타다 에어', 골프장 이동 예약 서비스 '타다 골프' 등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토스가 연말 새롭게 타다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발표한 만큼 구체적인 방향성은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모빌리티업계 한 관계자는 "꼭 일반택시 호출뿐만 아니라 타다가 하고 있는 다양한 택시 관련 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 입장에서도 모빌리티 사업과의 본격적인 시너지를 위해서는 결국 타다가 승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T의 효과를 본 것은 카카오T의 이용자 수가 그만큼 많고 서비스도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토스가 타다의 이용자 수를 늘리는 등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전망이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대표는 "모빌리티 플랫폼 이용자들의 결제 규모가 만만찮고 이들의 결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토스가 지속적으로 모빌리티 업체에 관심을 가져 왔으며 장기적으로는 이를 토대로 '카 커머스'를 염두에 둘 수도 있다"며 "타다를 인수하면서 토스가 적어도 어느 정도는 타다의 마케팅 비용이나 기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인센티브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토스의 투자로 타다가 다시 활성화될 경우 카카오모빌리티 위주로 돌아가는 국내 택시호출 시장이 다시 한 번 경쟁 체제로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은 워낙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이 높고 입지도 단단하기 때문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진다면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쟁 활성화로 인해 이용자나 택시기사 등에 대한 혜택이 늘어날 가능성도 대두된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 기사들에 대한 수수료 인하라든지 각종 프로모션, 택시 이용자들에 대한 다양한 혜택 증가 등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토스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타다에 투자를 하느냐가 중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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