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방역 사각지대 ...'재난은 불평등을 타고 흐른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 위드코로나 시대로...연대와 협력 절실

[아이뉴스24 이숙종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이 강화되면서 방역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집에 있을 수 없는' 소외계층이다. 최근 시민단체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은 소외계층 현장의 어려움과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 공론장을 열었다. 아이뉴스24는 코로나19 방역사각지대로 내몰린 사람들의 열악한 환경과 실태를 들여다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2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사상 유례가 없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유엔총회도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여행과 거래뿐 아니라 사회와 경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는 등 전 인류의 삶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인정했다. 코로나19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재난의 출현에 따른 평등의 의미를 고민하게 한다. 사회 불평등과 취약계층 미비한 정책 등 안으로 곪고 있었던 상처가 코로나19를 통해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집은 살아가는 곳"

코로나19 시대 거리두기가 일상화 되면서 주거 불평등을 복지의 관점으로 접근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사회 ‘집’은 불평등을 만드는 알고리즘의 핵심 고리다. 분배에 실패한 사회의 위기는 최종적으로 ‘집없는 사람들’에게 전이되고 있다.

홈리스가 대표적이다. 노숙자 뿐만 아니라 쪽방이나 고시원, 여관 등 비주택에서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가는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안정적인 거처가 없는 이들이다.

정부는 방역지침으로 집에 머물 것을 권고하면서도 집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 코로나19는 기존 시설중심 홈리스 지원체계의 문제점과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재난지원금 정책에서도 이 같은 문제는 이어졌다. 사실상 재난지원금이 가장 필요한 계층임에도 주소와 가족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의 사회보장제도는 홈리스 상태의 사람은 자주 제외됐다. 등록 주소지와 현재 거처가 다르거나 주소지가 없거나, 현재 함께 살고있지 않은 가족들의 주소지에 있는 경우 재난지원금을 신청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소 불명’ 상태인 경우 신청할 수 있도록 조정되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빈곤사회연대에 따르면 홈리스는 국민 99%가 받았다는 재난지원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재난지원금을 수령한 홈리스는 53%에 불과했다. 또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로 본인을 입증하거나 재난지원금을 수령하는 방식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지역화폐로 받는 경우 역시 휴대전화 요금이나 월세와 같은 필수적이고 우선적 지출을 할 수 없게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홈리스행동은 지난 6월 거리홈리스 코로나19 예방점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보장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빈곤사회연대]

이런 위기는 백신의 문제로도 이어졌다. 홈리스의 경우 백신 코로나19 취약 시설대상 예방접종의 우선접종 대상자였으나지난 6월 9일 기준 코로나19 취약시설의 1차 접종률이 87%에 달하는 반면 홈리스의 경우 29%에 불과했다.

미접종한 이들의 미접종 사유는 단연 집이 없기 때문이었다. '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아서'라고 답한 사람이 43%이다. 예방접종 이후에는 ‘가급적 바로 귀가'하고, ‘통증부위를 깨끗한 수건으로 찜질’, ‘수분을 충분히 공급’,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라고 권장하지만 거리 홈리스에게는 모두 불가능한 일이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주거정책은 기본적으로 '우리 살아가는, 살아가야 하는 장소'로 무주택자들의 복지제도로 접근해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대책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난은 불평등을 타고 흐르고, 재난의 결과는 더욱 큰 불평등을 초래한다"며 "불안정한 거주는 곧 일자리의 불안정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 사회 연대 절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일상화 되면서 안정적인 거주권과 함께 '집이 해주던 역할'의 중요성도 관심사가 됐다. 바로 '돌봄' 분야다. 아이·노인·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 대상의 돌봄기능이 '일시멈춤' 상태가 되자 이곳저곳에서 어려움의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역할을 수행해 온 보육교사·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장애인활동지원사 등 돌봄 업무 관계자들은 "현장은 너무 힘들다" 는 말 외에는 할 이야기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필수노동자 노동 피해 실태조사[사진=부산노동권익위원회]

최근 부산노동권익위원회가 조사한 '코로나19로 인한 필수노동자 노동 피해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업무수행방식변화·신규업무추가·업무시간 증가 등이 급격히 높아졌다. 관계자들은 취약계층의 돌봄 제도의 체계가 탄탄하게 구축되지 않아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상빈 천안시 하모니주간보호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의 경우 비대면 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온라인으로 활동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통신 역시 마찬가지"라고 현장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외부 강사들은 코로나19로 센터에 방문할 수 없으니 센터의 업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중된다"고 말했다.

고경호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 대표는 "복지의 실패와 사례에 대한 현장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역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정책적인 발전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천안=이숙종 기자(dltnrwh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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