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수장바뀐 금융위·금감원, 대변화 예고…엇박자도 잦아들까


현 정부 임기 9개월 남기고 리스크 최소화할 듯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수장의 동시 교체로 향후 금융당국의 정책 및 감독 방향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를 필두로 사모펀드, 암호화폐 정책 등 과제가 산적한 만큼, 소통과 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져 두 기관이 빚은 그간의 엇박자가 해소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6일 예금보험공사에 청문회 준비 임시 사무실을 꾸려 업무 파악을 시작했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에게 금융위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날부터 국(局)별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 또한 6일 취임식과 함께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금융정책·감독당국 수장이 이처럼 동시에 새로 임명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당초 금융권 안팎에선 문재인 정부 임기가 9개월밖에 남지 않아 최근 석 달째 공석이던 금감원장 인사만 예상됐다. 그런데 금융위원장까지 인사폭이 커진 것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왼쪽)와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 [사진=청와대·금융위원회]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왼쪽)와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 [사진=청와대·금융위원회]

◆ 제재보다 사전 감독 중시할 듯…리스크 최소화 방점

일각에선 이번 동시 교체로 금융당국 정책 및 감독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정은보 금감원장의 경우 현 정부 첫 관료 출신으로 평소 '균형있는 감독체계'를 강조해왔기 때문에 사후 제재보다 사전 감독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소비자보호 기조로 금융회사 제재를 강화했던 윤석헌 전 원장과 달리 중립적인 입장에서 감독을 진행할 것이란 기대 또한 높다.

실제 정 원장은 이번 취임식에서 "현 시점에서 금융감독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재정립하겠다"며 "사후적 감독과 함께 선제적 지도 등 사전적 감독을 조화롭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감원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가계부채, 사모펀드 사태, 가상자산 시장을 꼽았다.

그는 "최근 사모펀드 부실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대규모 피해는 금융시장의 신뢰 훼손과 함께 금융당국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최근 빅테크 등을 위시한 금융의 플랫폼화, 암호화폐·가상자산과 같은 금융의 확장과 변화에 대해서도 차질 없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감원의 감독 방향은 소비자보호 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발전 등 시장 전반으로 뻗어 나갈 방침이다. 여기에는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징계 등 제재 일변도의 검사 관행의 변화가 포함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사모펀드 사태로 곤혹을 치른 만큼 금융회사 제재 강도 완화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현 정부 임기가 9개월 남은 상태에서 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1660조 가계부채 '발등의 불'…고삐 조일 듯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는 가계부채다. '영끌'과 '빚투'로 부동산과 주식, 코인 시장에서 폭증한 가계부채와 이로 인한 자산시장의 버블이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은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고한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는 약 1천660조원로 사상 최대다.

때문에 그간 저금리 기조를 중심이던 금융정책 방향이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짙다. 고 후보자가 '매파'란 점도 설득력을 높인다.

그는 앞서 지난달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유일하게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11년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처리를 주도하면서 가계부채 리스크를 관리했던 경험 또한 있다. 금융당국이 당분간 가계부채 관리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 행시 동기에 비슷한 커리어…"한 몸처럼 움직여야"

무엇보다 금융권 안팎에서 주목하는 건 금융위와 금감원의 엇박자가 완화될 지다. 두 기관이 그간 예산 독립과 인사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일단은 고 후보자와 정 금감원장이 행정고시 28회 동기로 커리어가 유사하단 점에서 소통이 빠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 둘은 과거 재무부 국제금융국 근무기간이 겹치고, 이후 경제기획원과 통합된 재정경제원에서도 같이 호흡을 맞췄다. 금융위 재직 시절에는 모두 금융정책국장을 역임했단 공통점이 있다.

고 후보자는 내정 소감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은보 금감원장과도 소통했고, 한국은행 등과도 서로 협조하면서 일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수장바뀐 금융위·금감원, 대변화 예고…엇박자도 잦아들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