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한샘 인수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인수 이후 가구시장 판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5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IMM 프라이빗에쿼티는 한샘의 실사를 거쳐 하반기 중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한샘을 인수한 IMM 프라이빗에쿼티가 조직 구조나 전략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기에 현대 리바트나 신세계 까사미아 등 경쟁자들도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수 절차 이후 한샘은 기존 강조했던 온라인 강화 기조를 더 강화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IMM PE가 온라인 가구 유통 전문 기업 오하임아이엔티의 대주주로 있기 때문이다.
오하임아이엔티는 2015년 설립 이후 제조 기반 없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작 가구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하며 성장해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278억원이다. 올해 역시 호실적을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IMM PE는 오하임아이엔티를 오늘의집,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 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경험을 살려 한샘의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수 한샘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온라인과 디지털 기술 기반의 리모델링 사업을 중심으로 중기에 오는 2027년까지 국내 시장 10조원을 돌파하겠다는 중기목표와 전략을 분명히 했다"라며 "장기적으로 미래사업으로 다가오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한샘 리하우스(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사업 부문은 계속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테리어 시장의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한샘은 인테리어 실적 등의 호조로 지난 2분기 전년대비 22% 신장한 영업이익과 10% 오른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2위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리바트는 가정용 가구에 집중했던 포트폴리오를 주방가구, 시공가구, 최근에는 인테리어 리모델링 상품으로 확대하면서 한샘 리하우스에 필적할만한 라인업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모건스탠리 PE가 보유한 한화L&C 지분 100%를 3천6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현대리바트는 인테리어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생산하는 현대L&C를 통해 일부 제품을 OEM(주문제작생산)하는 경쟁사 대비 납품 기일, 시공, 사후관리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현대리바트는 현재 9개인 백화점 내 현대리바트 매장을 연내 13개까지 확대하고, 토털 인테리어 매장도 추가할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전시장 등 B2C(소비자 대상 판매) 관련 채널 확대를 위한 역량 강화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3위 이케아는 '가격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케아의 창립자인 잉바르 캄프라드가 강조한 "낮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기조를 유지하며 확실한 가격의 격차를 두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목재 등 원자재의 지속적인 상승세에도 경쟁사와는 달리 이케아는 가격인상을 하지 않았다.
2018년 9월 발 빠르게 개척한 온라인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케아코리아는 자체 온라인몰을 개설했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매장에서 가져가는 '온라인 픽업'을 도입했고 전화로 전문가와 가구 배치 등 공간 인테리어를 상담할 수 있는 '전화 플래닝' 서비스를 실시하며 비대면(언택트) 소비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밖에도 중고 이케아 제품을 매입해 수리 후 재판매 하는 '바이백'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누적 손실만 280억원에 달하며 신세계그룹의 '아픈손가락'이던 까사미아도 '리빙&라이프스타일'을 사업의 주요 포트폴리오로 내세우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까사미아는 '가구의 명품화'를 정체성으로 삼고 올해 전년 대비 40% 높은 2천25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았다.
특히 지난해 모듈형 가구인 '캄포 소파'가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며 본격적인 시장경쟁 구도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여기에 까사미아는 2019년도부터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와 온라인 사업 강화, 대규모 쇼룸 구축을 통한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나선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관련 수요가 폭증하면서 비약적인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그 일환의 수면 카테고리 브랜드를 통합, 프리미엄급 컬렉션을 강화하는 등 프리미엄 라인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 실사 등을 거쳐 한샘 인수가 하반기 무난하게 이뤄지면 사모펀드 입장에서도 조직개편 등 변화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경쟁사들의 전략도 점점 세분화되어 있는 만큼 내년 판도가 어떻게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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