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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간암 발병의 새로운 메커니즘 밝혔다


세포막 단백질과 종양 단백질 결합 기전 제시…치료제 개발 기대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간암은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게서 발병률이 높고 생존율이 2019년 기준으로 37% 정도인 난치암 중의 하나다. 간암은 지방간/지방간염의 단계에서 간 섬유화/경화를 거쳐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 규명과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

28일 한국연구재단은 이정원 교수(서울대 약대), 최선 교수(이화여대 약대) 연구팀이 간암 등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종양단백질이 활성화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이 단백질 간의 결합을 방해해 암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펩타이드(작은 단백질 조각)를 설계해 동물실험으로 효과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세포막단백질 TM4SF5와 세포질단백질 c-Src의 결합모델. (왼쪽)세포막에 위치한 TM4SF5와 세포질에 자리잡은 c-Src의 결합 구조를 분자모델링을 통해 예측한 모델. (오른쪽 위) 결합모델을 바탕으로 두 단백질의 상호작용에 중요한 아미노산 잔기들을 예측하였으며, 해당 잔기들의 역할을 돌연변이 분석을 통해 실험적으로 검증함. (오른쪽 아래) 역동적인 단백질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단백질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제시하였음  [그림 제공 및 설명=최선 이화여대 약대 교수]
세포막단백질 TM4SF5와 세포질단백질 c-Src의 결합모델. (왼쪽)세포막에 위치한 TM4SF5와 세포질에 자리잡은 c-Src의 결합 구조를 분자모델링을 통해 예측한 모델. (오른쪽 위) 결합모델을 바탕으로 두 단백질의 상호작용에 중요한 아미노산 잔기들을 예측하였으며, 해당 잔기들의 역할을 돌연변이 분석을 통해 실험적으로 검증함. (오른쪽 아래) 역동적인 단백질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단백질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제시하였음 [그림 제공 및 설명=최선 이화여대 약대 교수]

TM4SF5는 세포막을 관통하는 단백질로, 세포 내외부 단백질들과 결합해 신호를 전달한다. 연구팀은 20여 년 동안 TM4SF5와 간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해 왔다. 특히 TM4SF5가 정상 간에서는 발현이 미미하다가, 염증 등을 동반하는 대사 및 염증의 비정상적 질환 환경 및 단계에서 발현이 증가하면서, 지방간/지방간염/간암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잇달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러 종류의 암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종양단백질인 c-Src 가 세포막 단백질인 TM4SF5와 결합해 활성화되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냈다. TM4SF5의 C-꼬리 부위가 세포질에 존재하는 불활성화된 c-Src와 결합해 세포막 부위로 불러들이고 여기에 탈인산화효소가 결합해 이 종양단백질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즉 c-Src 자체에 세포막에 위치할 수 있는 수단(지방분자들과의 연결)이 없을 때도, 세포막 단백질인 TM4SF5의 결합을 통해 세포막에서 활성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아냈다.

연구팀은 나아가 분자모델링과 돌연변이 연구를 통해 세포막 단백질과 종양단백질이 결합하는 부위와, 결합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아미노산들을 원자수준에서 상세히 밝혀내고 이를 방해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설계했다.

TM4SF5의 C-꼬리 부위를 닮은 이 펩타이드 조각이 실제 TM4SF5와 경쟁해 c-SRC를 낚아챔으로써 두 종양 단백질의 결합을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여기에 세포침투를 돕는 바이러스의 아미노산 서열들과 세포막에 잘 위치하도록 하는 아미노산 서열 조각을 합쳐서 실질적 경쟁이 이뤄지도록 했다.

실제 이 펩타이드 조각을 세포 및 종양 생쥐모델에 주사해 실험한 결과 간암의 형성과 폐로의 전이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세포막 단백질과 종양 단백질의 신호전달 활성화에 따른 간 섬유화 및 간암의 발병 기전을 규명하고, 단백질 간의 결합을 막아 종양단백질 활성화를 제어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함으로써, 간암을 포함한 간 질환을 억제할 수 있는 펩타이드 바이오의약품 개발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이 연구가 2012년 석사과정 학생의 논문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석사 논문 주제에서 의미 있는 결과들이 많이 도출됨에 따라 연구를 보다 심화시키기 위해 여러 연구원이 참여해 동물모델 연구, 분자모델링 연구, 펩타이드 약물 연구를 추가하고 확장해 얻은 결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에 7월 6일 게재됐다.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송행은 석사, 이윤지 교수, 김은미 박사,  이정원 교수, 최선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송행은 석사, 이윤지 교수, 김은미 박사, 이정원 교수, 최선 교수. [사진=한국연구재단]

◇논문명 : N-terminus-independent activation of c-Src via binding to a tetraspan (in) TM4SF5 in hepatocellular carcinoma is abolished by the TM4SF5 C-terminal peptide application (DOI : 10.7150/thno.58739)

◇저자 : 송행은 석사(서울대 약학과, 현 녹십자 MSAT본부 완제연구팀), 이윤지 교수(중앙대 약학부), 김은미 박사(서울대 종합약학연구소, 이상 제1저자), 이정원 교수(서울대), 최선 교수(이화여대, 이상 교신저자)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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