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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 회사채 전성시대…하이일드 펀드 효과 '톡톡'


하이일드 펀드 설정액 1조4천415억원…연초 이후 2배 이상↑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올해 하반기 연이은 대어급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 회사채가 발행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공모주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가 큰 인기를 끌며 설정액이 급증하는 가운데, 공모주 물량을 우선 배정받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이 BBB 등급 이하 채권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하이일드 펀드 설정액은 총 1조4천415억원으로, 지난해 말 6천280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자료=삼성증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하이일드 펀드 설정액은 총 1조4천415억원으로, 지난해 말 6천280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자료=삼성증권]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약 2천억원 규모의 BBB 등급 회사채 수요예측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BBB 등급 회사채의 수요예측 규모는 지난 5월 4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3천7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10배 가까이 급증했고, 7월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저신용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러시는 BBB 등급 이하 회사채 수요 확대로 발행 조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신용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지금이 발행 규모나 금리 측면에서 회사채 발행의 최적기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최근 6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한 현대삼호중공업(BBB+)은 총 500억원으로 예정했던 회사채 발행 물량을 1천억원으로 두 배 증액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 총 2천9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오며 4.1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수요예측 흥행에 현대삼호중공업은 발행금리도 크게 낮췄다. 2년물(340억원)은 연 2.8%, 3년물(660억원) 연 3.32%에 금리가 확정됐는데, 이는 신용등급 BBB+ 회사채 등급민평 금리보다 각각 1.89%포인트, 2.0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비우량 회사채의 인기는 하이일드 펀드의 급성장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하이일드펀드는 자산의 45%를 'BBB+' 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나 코넥스 상장 주식 등에 투자하면 공모주 배정물량의 5%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모주 투자 열풍 속에 올해 하반기 대어급 공모주들이 잇따라 시장에 등장하며 하이일드 펀드에도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하이일드 펀드 설정액은 총 1조4천415억원으로, 지난해 말 6천280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하이일드 펀드 설정 규모가 크게 늘면서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 자산 비중을 맞추려면 운용사들은 BBB급 회사채를 사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 크래프톤과 에스디바이오센스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현대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 등 예상 기업가치가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기업들이 IPO 출격 대기 상태다.

이들 공모주 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의무적으로 BBB등급 회사채에 투자해야 하는 하이일드 펀드 입장에서 BBB등급 회사채 금리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투자 수익은 공모주 투자를 통해 나오기 때문에 일단 만기 상환이 가능한 BBB등급 회사채를 쓸어 담고 있는 것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 기반이 크지 않은 BBB등급의 경우 공모주 우선 배정을 받는 하이일드 펀드 수탁고 증가에 힘입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대형 IPO에 대한 기대감에 하이일드 펀드 수탁고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BBB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의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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