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오는 9월부터 제주도에서는 낮에 전기를 쓰면 더 저렴해진다.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 이 때문에 태양광을 많이 쓰는 낮에는 순부하가 감소하고 저녁 시간에 전력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승욱)와 한국전력공사(사장 정승일, 한전)는 25일 제주지역 계시별 요금제 시간대 구분기준을 변경하는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계시별 요금제는 하루 중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높은 요금 단가를,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대에는 낮은 요금 단가를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1977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여건 변화에 따라 계절별·시간대별 구분기준이 변경돼 가면서 전국 산업용·일반용 등 대용량 이용자에게 일괄 적용 중이다.

제주지역은 최근 몇 년 사이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2020년 재생에너지 발전출력 비중 16.2%)되면서 전력 순부하 패턴이 육지 지역과 완전히 다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순부하(Net Load)란 총 부하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뺀 것이다.
태양광 보급이 늘어나면서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는 전력수요의 상당 부분을 태양광 발전이 부담해 낮 시간대 순부하는 감소하고 순부하가 최대인 시간대는 해가 진 이후 저녁으로 이동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등 태양광 발전량 비중이 높은 지역의 전형적 특징인 덕 커브(Duck Curve) 패턴을 보인다. 덕 커브는 일출과 일몰 사이 태양광 발전량 증가로 순부하가 급감해 나타나는 오리 모양 부하곡선을 일컫는다.
한전 측은 “전국에 일괄 적용하던 계시별 요금제 시간대 구분을 제주지역에만 맞춰 지역 순부하 패턴에 맞게 개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부하 시간대는 순부하가 높은 저녁 시간대(오후 4~10시)로 옮기고, 경부하는 기존과 유사한(오후 10시~ 오전 8시), 그 외 시간을 중간부하(오전 8~오후 4시) 시간대로 설정했다.
올해 7월부터 제주지역에 도입 예정이었던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도 개편되는 시간대 구분과 일치되도록 3개 시간대로 조정하고 9월로 연기해 시행할 예정이다.
시간대 변경에 따라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의 전력량요금 단가는 최대부하(수요 시간), 경부하(기타 시간)는 유지하고 중간부하는 단가를 추가했다. 이번 개편은 사전 제도안내, 전력량계 설정, 전산시스템 보완 등을 거쳐 오는 9월 1일부터 제주지역에 시행된다.
기존 계시별 요금제 이용자(제주 전기사용자의 약 3.6%)에게는 의무적용되고,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는 희망자에게 적용된다.
산업부 측은 “제주지역 맞춤형 시간대 변경과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 도입은 발전량이 충분한 낮 시간대로 수요이전 유인으로 전력설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기사용자의 요금선택권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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