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초점] 작년 최대 실적 쏜 가구업계…가격 인상 이유는


한샘·현대리바트·에이스 등 대다수 가구업계 가격인상 릴레이

한샘 '키친바흐' 논현점 모습 [사진=한샘]
한샘 '키친바흐' 논현점 모습 [사진=한샘]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가구업계가 올해들어 가격 인상 릴레이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가구업계는 원자재 가격 폭등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로 인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었음에도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샘·현대리바트 등 가구업계와 에이스·시몬스 등 침대업계까지 대다수의 업체가 제품 가격을 올렸다.

한샘은 지난 22일부터 자사 온라인몰에서 옷장, 붙박이장, 침대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약 5% 인상된 가격에 판매한다. 한샘은 앞서 지난 3~4월에도 침대, 책상, 식탁, 옷장, 붙박이장, 부엌가구, 건자재 등 제품 가격을 4% 가량 인상한 바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14일부터 소파, 침대, 의자 등 가정용 가구 주요 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리고 있다. 평균 인상 폭은 3~5%로, 현대리바트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건 2019년 이후 2년여만이다.

사무용 가구로 유명한 퍼시스그룹의 일룸도 이달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5.9% 올렸고, 침대 업계 1, 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도 4월에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8~15% 인상했다.

한샘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한샘몰 가격 인상은 지난 7일 인상 예고된 것이 온라인에 반영된 부분이지 추가 인상은 없다"고 설명했다.

◆ 가구업계, 목재가격 폭등에 인상 불가피 역설

이처럼 가구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건 국제 목재 가격 상승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벌목량은 줄고 운송 비용은 늘어났는데 홈퍼니싱(집꾸미기) 트렌드로 목재 수요는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목재의 약 85%를 수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주요 수급 국가는 뉴질랜드, 칠레 등이다.

실제 대한목재협회와 가구업계에 따르면 4월 기준 수입 목재 가격은 전달 대비 평균 7.16% 올랐고 가구의 주요 원자재인 파티클보드(PB) 가격도 지난해 8천원대에서 올해 1만 3천원대까지 치솟았다.

PB의 재료가 되는 러시아제 제재목은 지난 2020년 12월 ㎥당 39만원에서 이달에 ㎥당 54만원까지 올라 불과 6개월 만에 38% 상승했다. PB는 가구 제작에 필수재료로 주방, 사무용 가구뿐 아니라 부식과 뒤틀림이 적어 목재의 대체재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목재협회 한 관계자는 "가격이 폭등한 수준인데 10~20%가 아니라 2배, 3배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원목 생산이 코로나19로 줄었고, 수요는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반면 컨테이너 운임은 올라가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의 말처럼 해상 운임료 상승도 목재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3일 전주 대비 146.34포인트(p) 오른 2천979.76을 기록했다. 이는 SCFI가 지난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다. 지난해 같은 날 818.16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3.6배 뛴 것이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가구업계의 경우 마진이 5% 가량인데 원부자재 가격이 이렇게 급등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에이스침대 브랜드 위크 페스티벌 모습 [사진=에이스침대]
에이스침대 브랜드 위크 페스티벌 모습 [사진=에이스침대]

◆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작년 최대 실적 불구, 가격인상 단행 비판도"

목재 가격 상승에도 '홈퍼니싱'(집꾸미기) 족 증가로 수요는 연일 증가세다. 인테리어에 쓰이는 고급 목재나 합판은 물론, 집을 짓거나 고칠 때 쓰는 마루 바닥재도 점점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조7천950억원이던 개·보수 등 리모델링 인테리어 시장은 2025년 13조7천59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마루협회 관계자는 "합판 구하기가 몹시 어려운 상태인데 국내로 들여오는 배를 구하지 못해서 물량이 계속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마닥재 수입가가 4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인테리어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제때 공급이 안되고 있어 물량 배정을 받기가 쉽지 않은 게 더 큰 문제"라며 "원재료 가격이 올라도 수주한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 비싼 가격에 살 수밖에 없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구업체들의 즉각적인 가격 인상 릴레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기업들이 작년 코로나19 덕에 막대한 이익을 챙겼음에도 다른 방법을 찾지 않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한샘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93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고, 일룸도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2배 넘게 증가했다. 시몬스도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했고, 에이스침대는 전년도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구·인테리어 가격 상승으로 한샘, 시몬스 침대 등 메이저 업체들의 실적 상승 신기록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재료 비용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할 경우 수요 급증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테리어 공사가 몇 개월씩 밀려 있고 2천만원에 달하는 침대도 전년보다 4배 이상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업계 실적도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초점] 작년 최대 실적 쏜 가구업계…가격 인상 이유는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