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황승빈 "주전 보장 아니죠, 경쟁 자신있어"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솔직히 처음에는 설레임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더 들었어요." 오프시즌들어 대한항공에서 삼성화재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황승빈은 이적 통보를 받았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지난 3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세터 황승빈이 삼성화재로 오는 대신 대한항공은 삼성화재 박지훈(리베로)과 2021년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삼성화재는 세터 전력 보강이 필요했다. 주전 세터 이승원의 군 입대가 예정됐고 2021-22시즌 프로 2년 차를 맞는 정승현이 있긴 했지만 노재욱의 군 전역(2022년 2월 예정)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오프시즌 동안 대한항공에서 삼성화재로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한 세터 황승빈이 팀 연습을 마친 뒤 용인 삼성 STC 내 배구단 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

황승빈은 대한항공에서 두 베테랑 세터인 한선수, 유광우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황승빈은 예전부터 여러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긴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화재와 인연이 닿은 셈이다.

황승빈이 삼성화재로 온 지도 이제 2주가 지났다. 그는 "처음에는 좀 힘이 부쳤다"고 했다. 그럴만도 했다.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뒤 선수단이 휴식을 취했고 지난달(5월) 31일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반면 삼성화재 선수들은 대한항공 선수들과 견줘 일찍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황승빈은 "새로운 팀에 오자마자 그동안 기존 선수들이 소화한 운동량을 따라 잡으려고 하니 몸에 무리가 오더라"며 "처음 일주일 동안은 힘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제는 조금씩 적응되고 있다. 새롭게 손발을 맞추고 있는 황경민, 김인혁, 정성규, 신장호 등 아웃 사이드 히터(레프트)들 뿐 아니라 안우재, 이강원, 홍민기 등 미들 블로커(센터)에게도 패스(토스)를 보내며 공격 루틴과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 세터로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그는 대한항공에서 신인 시절부터 줄곳 백업 임무를 맡았다. 이런 이유로 삼성화재로 옮긴 뒤 주전 세터로 보장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황승빈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팀 동료들도 그렇고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줘야 코트에 나오는 시간이 많아질 거라고 본다"며 "대한항공에서 뛸 때와 달리 코트에 더 오래 서있기 위해서 노력이 따라와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승빈은 "주전 자리가 보장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 같이 운동하고 있는 (이)승원이나 (정)승현이 그리고 내년 초 팀에 오는 (노)재욱이와 경쟁을 해야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황승빈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삼성화재는 V-리그 출범후 세터 자리에 큰 변화가 없었다. 최태웅(현 현대캐피탈 감독)-유광우가 든든하게 포지션을 지켰다. 그러나 유광우가 이적한 뒤부터 부침이 있었다. 트레이드와 자유계선수(FA) 계약 등으로 이민욱(한국전력, 현 상무) 김형진(현대캐피탈) 김광국(한국전력) 이승원 등으로 주전 세터 자리가 자주 바뀌었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세터 쪽에 변화를줬다. 고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개막 후 초반에 변화를 준 것과 달리 이번에는 준비 과정을 함께할 수 있는 세터가 온 셈"이라고 했다. 그는 "(황)승빈이가 팀에 온지 얼마 안됐지만 예상보다 빨리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아가고 있다"고 얘기했다.

주 공격수 노릇을 할 카일 러셀(미국)이 팀에 오면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셈이다. 고 감독은 "승빈이의 영입으로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해 보다 안정적인 세팅이 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라고 기대했다. 황승빈도 러셀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

세터 황승빈은 그동안 정들었던 대한항공 유니폼을 대신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2021-22시즌 친정팀과 만나게 된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황승빈은 현재 자신의 몸에 익숙한 것들을 내려놓고 있는 과정이다. 소속팀, 주변 환경이 모두 바뀌었다. 변화가 필요했고 이런 상황을 잘 받아들여야하고 그래야만 한다.

그는 "대한항공에서 출전 시간이 적든 많든, 주전과 백업을 떠나 선, 후배, 동료 선수들, 코칭스태프 등과 정이 너무 들었다"며 "정말 한 가족과도 같던 팀을 떠난다는 생각이 가장 힘들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적 후 가장 큰 차이는 체육관으로 오는 시간이 대한항공 때와 견줘 빨라졌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더 일찍 출근하더라"며 "여기에 적응하는 데 힘이 많이 들었다"고 웃었다.

포지션 경쟁자이자 후배인 정승현에게는 "정말 고맙다"고도 했다. 이유는 있다. 황승빈은 대한항공 시절부터 사용한 번호인 '3'을 삼성화재에서도 그대로 단다.

정승현은 혼쾌히 해당 번호를 앙보했다. 황승빈은 "꼭 보답을 하겠다"며 "체육관(STC) 근처에 대형 마트와 백화점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중에 시간을 내 선물을 사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용인=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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