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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껌·곰·속옷 이어 뭐가 더 나올까…편의점 이색맥주 전성시대


편의점 수제맥주 출시 줄이어…MZ세대 노린 '혼종' 특징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편의점발 수제맥주 출시 경쟁이 뜨겁다. 곰표 밀맥주가 1년 넘게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후발 주자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각 사만의 이색 수제맥주 출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수제맥주는 효자 상품으로 등극하며 매출까지 견인하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편의점간 각축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 한 고객이 '쥬시후레쉬맥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에서 한 고객이 '쥬시후레쉬맥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 '껌·커피·곰·말·속옷'…이색 수제맥주 열전

15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이달(6월 1~13일)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4.1%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35.1% 늘었다. 비중도 크게 늘었다. 국산맥주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5%에서 2019년 7.5%, 지난해 10.9%를 넘어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14.3%까지 올라선 상태다.

중심에는 컬래버레이션 수제맥주가 있다. 이 회사의 6월 가장 판매가 높은 상품은 지난 3월 출시한 '쥬시후레쉬맥주'다. 라거 타입의 수제맥주로 쥬시후레쉬 껌 원액을 담았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유동골뱅이맥주'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6월 판매 순위 3위다. 안주로 쓰이는 골뱅이를 맥주와 한몸으로 만들어 재미를 창출한 것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말 껌 컬래버 맥주 2탄으로 '스피아민트맥주'를 출시할 계획이다. 더쎄를라잇브루잉과 함께하는 세번째 전략 상품이다. 라거 베이스에 민트 향을 첨가한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올해 4월까지 누적 수제맥주 매출이 전년 보다 189% 늘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 출시한 비어리카노와 금성(金星·Goldstar)맥주의 힘이 컸다. 비어리카노는 제주 유동 커피와 협업해 콜드브루 커피를 함유하고 있다. 금성맥주는 전자회사 금성을 추억하는 이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0일 북유럽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내놓은 '노르디스크맥주'도 초기 시장 반응이 뜨겁다. 출시 이틀 만에 발주가 중단됐다. 초도물량 60만개 주문이 동났다. 판매 속도도 빠르다. 12~13일 양일간 약 20만캔이 팔려나갔다. 이는 기존 수제맥주 판매 속도 1위 금성맥주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양사의 연이은 수제맥주 출시는 지난해 CU의 곰표 밀맥주 성공에 자극받은 영향이 크다. CU는 지난해부터 '레트로 수제맥주' 시리즈로 편의점 수제맥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곰표 밀맥주를 선보인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CU의 수제맥주 매출은 급등했다.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4.8배 증가했다. 곰표 밀맥주의 기세를 이어가고자 지난해 10월에는 후속작 말표 흑맥주를 출시했다.

이어 CU는 오는 17일 세 번째 레트로 수제맥주로 '백양BYC 비엔나 라거'를 선보인다. 이 맥주는 백양이 심볼인 속옷 전문기업 BYC와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인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와 함께 기획했다.

CU가 세 번째 레트로 수제맥주로 '백양BYC 비엔나 라거'를 선보인다.  [사진=BGF리테일]
CU가 세 번째 레트로 수제맥주로 '백양BYC 비엔나 라거'를 선보인다. [사진=BGF리테일]

◆ 수제맥주 열풍, 시장 확대 긍정적 요소

편의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수제맥주가 출시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이뤄진 주세법 개정 덕이 크다. 맥주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가격에서 용량(종량세)으로 바뀌며 수제맥주 출고가가 낮아졌다. 일반맥주 대비 생산 단가가 높았던 수제맥주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이 이끌던 국내 맥주 시장에 소규모 브루어리가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수제맥주 업체들이 새로운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기 시작했다. 편의점과의 협업도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편의점들이 이끌고 있는 수제맥주 열풍은 이전과는 결을 달리하는 측면이 있다. 제품의 초점이 맥주 자체라기보다는 재미를 추구하는 MZ(밀레니얼+Z)세대의 소비 배경에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이종업체 간 이색 협업 맥주 출시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편의점들이 출시하는 협업 맥주는 탈개연성이 특징이다. 밀가루, 캠핑, 껌, 속옷 등 맥주와 관계 없는 브랜드와 손을 잡고 이색적인 재미를 꾀하고 있다. SNS 활동에 적극적인 MZ세대를 잡는 효과를 노렸다.

주류업계도 이 같은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편의점 수제맥주로 수요를 뺏기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 규모를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홈술 시장 역시 커지고, 소비자들의 선택지 또한 늘 것으로 해석하는 셈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주류사의 맥주는 본연의 맛과 탄산의 청량감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으로 수제맥주가 특유의 강한 맛과 향을 내세우는 것과는 다르다"며 "소비자들이 다양한 맥주를 골라 마실 수 있게 된데다, 맥주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했다.

남건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선임 MD는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한 수제맥주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이색 협업 수제맥주를 중심으로 편의점에서의 수제맥주 영향력이 날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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