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에 돌입하면서 생활밀착형 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Online to Offline, O2O)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금융플랫폼이 생활밀착형 O2O서비스를 탑재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고객과의 접점 확보를 위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12일 산업은행이 최근 발간한 'KDB리포트'에 따르면 생활밀착 산업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부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O2O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기준 O2O서비스 거래액은 126조원으로 전년보다 29.6%나 증가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해 O2O서비스 기업은 총 678개로 1년새 123개나 늘었고, 플랫폼에 입점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도 53만개 수준으로 같은 기간 55.6%나 급증했다.
지역기반의 중고 상품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나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하는 '숨고',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플랫폼인 '런드리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사들도 이런 흐름에 편승해 각자의 금융플랫폼에 생활밀착형 O2O서비스를 포함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디지털금융 규제 완화 이후 생활밀착, 게임, 유통 등 다양한 제휴사와 연계해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시도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네이버 부동산 전세 매물 검색부터 대출까지 연계하고 음식주문 배달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경매정보서비스나 개인 택배 배달·픽업과 미술품 소액 투자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꽃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생활밀착 서비스 산업은 중개 위주의 자사 플랫폼에서 벗어나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해 동종·이종 업계간 합종·연횡 또는 플랫폼 내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산업간 융복합이 가속화되며 업종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금융사들도 자사 금융플랫폼에 생활밀착 서비스를 포함시키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블러란 기존의 고유 영역과 법칙이 무너지고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단일 서비스 품목 기반의 플랫폼 모델에서 진화해 타 업체와 제휴를 통해 기존 영위 사업 외의 서비스도 제공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네이버, 카카오 등 우리나라의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기존의 금융사들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금융사들은 자사 플랫폼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 아마존, 애플, 알리바바, 알파벳, 텐센트 등 7개가 금융 관련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이며, 해외 금융사들도 자사 금융플랫폼에 생활밀착형 비금융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DBS은행은 자체 비금융플랫폼인 'DBS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에서 400개 이상의 제휴 기업이 부동산, 자동차 구매, 항공‧호텔 예약, 쇼핑, 교육 등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의 SBI은행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택시, 예약, 여행, 대리점, 이러닝 등 서비스를 구축해놨고, 캐나다의 RBC은행은 RBC 벤처스(Ventures)가 투자한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해 부동산‧인테리어‧이사 등 플랫폼과 연계해 금융서비스를 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해외 금융사들도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각종 생활 서비스 기능을 추가해 향후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금융‧생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고객의 비금융 데이터의 확보를 도모하는 한편, 플랫폼 내 교차 판매와 고객 생활 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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