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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미시스코, 증자 한도 피하려 꼼수?…뒤늦게 정관 개정 나서


제3자배정 신주 물량 발행주식수 20% 넘어선 안 돼…임시주총서 정관 바꿔 추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최대주주의 지분매각과 인수합병(M&A) 소식에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폭등한 쎄미시스코가 뒤늦게 발행주식수 한도 상향을 위한 정관 개정에 나선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새 주인을 찾았지만, 발행예정인 신주 규모가 기존 발행주식수를 넘어선 것이 회사 정관을 위배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쎄미시스코는 유상증자 일정에 여유가 있는 만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을 변경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쎄미시스코]
[사진=쎄미시스코]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쎄미시스코는 다음 달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정관을 개정해 유상증자 발행주식 총수의 한도를 늘릴 예정이다. 제3자배정의 경우 신주 발행가능한 주식수가 기존 발행주식의 20%를 넘을 수 없지만, 그 한도를 100%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쎄미시스코 정관에 따르면 증자를 통해 기존 주주 외 제3자에게 신주를 발행할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20%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코스닥상장법인 표준 정관도 같은 경우 신주발행 한도를 기존 발행주식수의 20% 미만으로 제시하고 있다.

쎄미시스코의 발행주식수는 보통주 563만7천679주, 종류주식 9만800주다. 때문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할 경우, 보통주 기준으로 한 번에 총발행주식의 20%인 112만7천535주 이상의 신주를 발행하지 못한다.

쎄미시스코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총 5건의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했다. 에너지솔루션즈를 대상으로 6월부터 내년 1월 사이에 총 5차례에 걸쳐 신주 563만7천675주를 발행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총 348억원의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다. 모든 유상증자 절차가 마무리되면 에너지솔루션즈는 쎄미시스코의 지분 50%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문제는 에너지솔루션즈의 M&A 방식이다. 에너지솔루션즈는 기존 쎄미시스코의 지분 인수가 아니라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인수 예정인 전체 신주(563만7천675주) 규모가 기존 쎄미시스코의 총 발행주식수(563만7천679주)의 100%에 달한다. 제3자에게 기존 발행주식의 20% 이상의 신주를 배정할 수 없는 쎄미시스코의 정관을 위배하게 되는 것이다.

정관 위배를 막기 위해 쎄미시스코는 총 5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를 한 번 할 때마다 에너지솔루션즈에 신주 112만7천535주를 배정하는데, 이는 정확히 정관상 신주발행 한도인 발행주식의 20%에 해당한다. 공시 건별로 놓고 보면 정관상 신주 발행 규모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3자인 에너지솔루션즈가 기존 발행주식의 100%에 해당하는 신주를 배정받게 됨에 따라 얼마든지 문제 소지가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기존 주주 등 이해관계자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이나 신주발행무효 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고, 이와 관련해 해당 결정을 내린 경영진의 손해배상 책임 가능성도 불거질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쎄미시스코는 급히 임시주총을 열어 정관 개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쎄미시스코는 현재 정관 제10조(신주인수권) 6항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2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업상 중요한 기술도입, 연구개발, 생산·판매·자본제휴를 위하여 그 상대방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항목을 '사업상 중요한 기술 도입, 생산, 판매, 자본제휴를 위하여'로 변경하기로 했다.

쎄미시스코측은 "7월21일 임시주총을 통해 신주인수권에 대해 발행주식총수의 100%까지 발행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하고자 한다"며 "최근 유상증자 결의 5건의 청약주식수 총계가 당사의 발행주식총수의 100%에 해당돼 정관을 위배한 사항을 검토한 결과, 임시주총에서 정관이 개정되고 그 이후 납입이 이뤄지면 해당 내용이 치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관 개정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신규 사업과 관련한 공동 기술개발 등에 자금을 투입하고자 코스닥상장법인 표준정관(20%)보다 상향된 비율로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쎄미시스코는 임시주총에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총 발행한도를 5천억원으로 하는 정관 개정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CB와 BW에 대해 목적별 개별 한도(200억원)는 정해져 있었지만, 전체 발행 총액한도는 따로 규정해놓고 있지 않았다.

앞서 쎄미시스코는 지난달 31일 총 800억원 규모의 CB와 BW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는 모네타 에디슨 글로벌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에 CB(200억원)와 BW(200억원)를 발행하고, 한앤김에도 CB(200억원)와 BW(2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쎄미시스코는 CB와 BW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타법인증권취득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쎄미시스코의 최대주주인 이순종 대표 외 5인은 디엠에이치 등 5인에 지분 전량(37.78%)을 넘기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1주당 가액은 1만4천750원으로, 주식양수도금액은 총 314억1천686만원이다.

쎄미시스코는 자기주식 25만6천54주(4.5%)도 약 18억원에 장외매도 방식을 통해 비에이치아이, 씨에이치아이, 문라이트투자조합에 매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쎄미시스코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전 거래일보다 30.00% 급등한 3만1천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달 31일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과 M&A 소식이 알려진 직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연일 폭등세를 이어가며 이 기간 주가 상승률만 339%에 달한다.

쎄미시스코는 반도체, 평판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제조·판매 업체로, 주력 제품은 플라즈마를 이용한 Smart-EPD, Smart-HMS와 유리 기판 검사장비인 EGIS다.

또한 전기차 사업도 영위 중이다. 지난 2017년 약 200억원을 들여 세종시에 초소형 전기차 전문 생산공장 구축했고, 2017년 4월 자동차 종합관리 전문기업 '마스터자동차관리'와 스마트 전기차(EV) AS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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