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실적잔치' 증권사, 브로커리지가 일등공신


수수료수익서 수탁수수료 비중 55% 달해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역대급 순익으로 실적잔치를 벌인 가운데 상당 부분이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앞다퉈 기업금융(IB) 중심의 비즈니스 확장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증권사는 '역시 브로커리지'란 얘기가 다시 나올 정도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 57곳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무려 2조9천888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1조4천18억원)보다 113.2% 불어났다. 불과 석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익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인 것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증시가 유례없는 활황을 보이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실제 이들 증권사의 1분기 수수료수익은 전 분기 대비 24.5% 확대된 4조5천479억원에 이르렀는데 동·서학개미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이 중 수탁수수료 수익이 2조5천216억원으로 36.1% 급증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정소희 기자]

자기자본 기준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만 하더라도 1분기 3천억원에 가까운 순익을 냈는데 수탁수수료로만 전 분기보다 37% 늘어난 2천559억원을 거뒀다.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이 30% 증가했고, 해외주식 수익은 무려 68% 폭증했다.

2천890억원의 순익을 내며 미래에셋증권을 바짝 쫓은 삼성증권 역시 실적의 일등공신은 브로커리지였다. 삼성증권은 1분기 리테일 부문에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으로 2천408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이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186억원에서 올해 478억원으로 148% 폭증했고, 국내주식 역시 92% 확대됐다. 특히 해외주식 예탁자산 규모는 전 분기보다 28% 늘어났다. 여기에 1억원 이상 고액 자산 투자자가 20만명을 돌파하면서 1분기에만 리테일 예탁자산이 10조원 순유입돼 280조원에 이르렀다.

온라인 브로커리지 강자로 대형사 반열을 노리는 키움증권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직전 분기보다 2배 넘게 늘어난 589억원을 기록하는 등 주요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에서 잇달아 강세를 보였다.

이들 증권사의 같은 기간 투자은행(IB)부문 수수료 수익은 1조2천7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수수료수익 포트폴리오에서 IB 비중이 축소되며 수탁수수료에 이익이 편중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들 증권사 수수료수익에서 수탁수수료 비중은 2009년 69.2%에서 2015년 57.9% 2018년 46.8% 2019년 36.5%까지 감소하다가 2020년 52.0% 올해 1분기 55.4%까지 확대됐다. 이는 향후 대내외 경기불안 등에 투자자가 이탈하거나 주식시장이 침체될 경우 증권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주식 거래대금이 연초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점도 브로커리지 부문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앞서 지난 1월 42조1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2월 32조4천억원 ▲3월 26조2천억원▲4월 28조2천억원 ▲5월 25조4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은 전월보다 6.5%포인트 줄어 작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며 "가상화폐 투자 등으로 회전율 또한 26.3%포인트 줄어 브로커리지 관련 지표를 부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우려를 기우로 판단하고 하반기 업황이 더욱 양호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상황으로 증시 유입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 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시장 불확실성이 투자심리에 반영되곤 있지만 우려는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