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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인기에 웃는 하이일드채권


공모주 우선 배정 하이일드펀드 설정액 급증하며 채권수요 늘어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기업공개(IPO) 공모주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하이일드채권(BBB+ 이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하이일드펀드는 BBB급 이하 채권을 일정 수준 보유해야 공모주를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는데, 최근 설정액이 크게 늘어나며 비우량등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산]
[두산]

◆두산(BBB) 회사채, 오버부킹에 2배 증액 발행…BBB급 회사채 인기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오는 31일 발행 예정인 회사채(2년물) 발행액을 800억원으로 확정했다. 지난 24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400억원 모집에 5배가 넘는 2천7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리며 5.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자 발행액을 2배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두 차례 경험했던 회사채 미매각 사태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두산은 지난해 9월 500억원의 2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모집액의 10분의 1인 50억원의 매수 주문만 들어왔다. 같은 해 11월에도 1천400억원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실제 모집액은 640억원에 불과했다.

두산은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으로 발행금리도 크게 낮춘 연 3.60%에 결정됐다. 발행 규모를 2배 늘렸지만, 희망 금리였던 4.10~5.10%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9월과 11월 회사채 미매각 당시 발행금리가 각각 5.4%, 5.3%였던 것과 비교할 때 불과 반년 사이에 두산 회사채의 입지가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다.

두산(BBB) 외에도 신용등급이 우량등급에 크게 못 미치는 BBB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두산인프라코어(BBB)는 3년물 300억원 모집에 1천510억원의 뭉칫돈이 몰리며 600억원으로 2배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도 희망금리(3.30~4.80%)의 하단인 연 3.30%에 결정됐다.

앞서 한진칼(BBB)은 기존 1천억원에서 1천440억원으로, 한신공영(BBB+)은 기존 60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각각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리도 한진칼(3.495%)과 한신공영(3.784%) 모두 3%대로 낮게 책정됐다.

◆하이일드펀드 설정액 급증…우선 배정 혜택으로 공모주 투자 대안 부각

최근 BBB급 이하 하이일드채권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공모주 투자 인기에 따른 나비효과로 풀이된다. 공모주를 우선 배정 받으려는 하이일드펀드의 설정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BBB급 이하 채권 보유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이일드펀드는 투자자산의 대부분(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투자해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한편, IPO 주식 등을 편입해 초과수익을 목표로 한다. 특히 BBB+급 이하 비우량채와 코넥스 상장주식 편입 비중이 45% 이상이면 공모주 물량의 5%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하이일드펀드의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은 당초 지난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2023년까지 3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공모주 우선 배정 비율은 기존 10%에서 5%로 낮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은 1조3천24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6천280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하이일드펀드 설정 규모가 크게 늘면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BBB등급 수요예측과 참여 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경쟁률도 크게 높아진 상태다.

최근 일부 공모주들이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임에도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하반기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LG에너지솔루션, 한화종합화학, 현대중공업 등 대어급 IPO가 예정돼 있다.

다음 달부터 공모주 중복 청약 금지가 시행됨에 따라 하이일드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균등 배분 제도 덕분에 소액으로도 공모주 직접 투자가 가능해졌지만, 높은 경쟁률로 실제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모주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대안으로 하이일드펀드가 부각되고 있다.

이경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모주의 상장 후 기대수익률이 높고, 투자대기자금도 풍부한데다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이 3년 더 연장되며 하이일드펀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공모주의 투자수익률이 높지만 청약경쟁률이 치열한만큼, 공모주에 대한 투자로 하이일드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BBB등급 회사채 강세는 시장의 성장보다는 공모주 인기에 따른 하이일드펀드 설정 규모 증가가 주요한 원인"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도 대형 IPO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하이일드펀드 설정액 증가가 지속되고, 이에 따른 BBB등급 회사채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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