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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게임 'WOW' 유료화 앞두고 '수난'


 

지난 2004년 11월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돌풍을 일으켰던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가 유료 서비스를 코앞에 두고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11일 블리자드엔테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가 유료화 시기 및 과금체계를 발표하자 게임 이용자들이 거세게 비난하면서 'WOW' 홈페이지는 물론 게임 관련 게시판에 성토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PC방 업주들의 반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PC방 사업자 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기영)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WOW' 불매 및 '안티 블리자드'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순항하던 'WOW'가 갑자기 이같은 풍랑을 만난 것은 높은 이용료 때문. 블리자드 한국법인은 11일 개인 이용자는 월 2만4천750원, PC방은 시간당 220원에 각각 'WOW'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해 발표했다.

이는 현재 국내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 RPG)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리니지'나 '리니지2'보다 싼 가격이지만 지난해 유료화에 들어간 'RF온라인'보다는 비싼 수준이다. 현재 '리니지'와 '리니지2'는 월 2만9천700원, 'RF온라인'은 1만6천5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월정액 요금제가 적용돼 있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 'WOW'는 월 14.99달러(약 1만6천5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요금이 책정돼 있다. 여기에 처음 게임을 이용할 때 구입해야 하는 패키지 가격은 49.99달러(약 5만5천원)이다.

북미 시장에서는 게임이 업그레이드될 때 패키지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고, 국내에서는 온라인상에서 자동으로 업데이트 된다. 이 점을 감안하면 국내 이용료가 북미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배 가까이 높은 북미에 비해 한국의 요금이 더 높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여기에 양쪽 시장의 월정액 요금만 단순 비교하는 '오해'가 더해지면서 인터넷 게시판은 "'WOW'는 물론 블리자드의 게임 자체를 거부하겠다"는 글로 넘쳐나고 있다.

PC방 협회 측에서도 이번 과금체계는 그간 블리자드가 보여온 '윈-윈' 행보와 크게 어긋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의 김기영 회장은 "지난 한 해 동안 협회는 블리자드를 동반자로 인식하고 홍보를 지원했으나,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과금체계로 PC방 업계를 기만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PC방 협회는 'WOW 불매'는 물론, 과거 블리자드 게임의 배급을 맡았던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가 '카운터스트라이크' 개인용 패키지를 PC방에 유통시킨 책임까지 강력하게 묻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WOW'의 높은 인기로 인해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는 PC방의 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혼란이 예상된다. 'WOW'의 PC방 유통을 맡고 있는 손오공 측은 "블리자드의 요청으로 공식적인 가입 PC방의 수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그 수가 적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게임업계에서도 일반 이용자들과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은 'WOW'의 요금이 높게 책정된 것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한 온라인 게임업체 사장은 "'WOW'의 월정액 요금이 1만원대로 낮게 책정돼 이 게임이 MMO RPG 시장을 장악할 것을 우려했었다"며 "요금이 다소 높게 정해지면서 공개 서비스 당시 몰렸던 이용자가 어느 정도 빠지게 된 것은 업계 입장에서 다행인 것"이라고 말했다.

블리자드 한국법인은 당분간 과금체계를 변동시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료화에 앞서 각종 통계자료와 분석을 통해 적정가를 선정했다"며 "각 국가마다 시장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요금을 책정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

가격체계에 대한 뜨거운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국 'WOW'는 18일 정식 유료 서비스에 들어간다. 블리자드의 '강수'가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될지 주목된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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