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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닷 영입 한국전력이 풀어야할 과제 '대표팀 차출'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지난 4일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주최 2021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이란 출신 최초의 V리거가 나왔다. 주인공은 한국전력이 2순위로 지명한 바르디아 사닷이다.

사닷은 지난해 KB손해보험이 1순위로 지명한 케이타(말리)가 갖고 있던 V리그 최연소 외국인선수 기록도 깨뜨렸다. 사닷은 2002년 8월 12일생으로 만 18세다.

그는 드래프트를 앞두고 상위 지명 후보로 꼽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트라이아웃이 열리지 못했다. 각 팀 감독과 코칭스태프, 사무국은 동영상만으로 후보 선수들을 살폈다.

2021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된 사닷(오른쪽). 그는 이란 출신으로 최초의 V리거가 됐다. 신장 205㎝의 장신 라이트로 이란 21세 이하 남자배구대표팀 주 공격수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2021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된 사닷(오른쪽). 그는 이란 출신으로 최초의 V리거가 됐다. 신장 205㎝의 장신 라이트로 이란 21세 이하 남자배구대표팀 주 공격수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사닷은 기량 뿐 아니라 '영건'이라는 점이 후한 평가를 받았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도 "젊은 나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2020-21시즌 케이타가 V리그에 보여준 기량도 사닷의 상위 지명을 이끌어낸 원동력 중 하나다.

사닷은 또한 케이타와 2019-20시즌 세르비아리그 OK NIS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었다. 장 감독은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박철우가 풀 타임 경기를 소화못한다고 가정하고 서재덕이 군에서 제대후 복귀하는 상황까지 고려했다"며 "만약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면 아웃 사이드히터(레프트)로 레오(쿠바)를 선택하려고 했고 2순위가 됐을 때 라이트쪽으로 승부를 걸어보자고 판단했다"고 사닷 지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장 감독은 또한 "(사닷은)공중볼 처리 능력이 좋다"며 "다른 팀에서도 장신 선수를 선택하고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린 선수라 훈련을 할 수록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세르비아팀에서는 케이타가 레프트, 사닷이 라이트로 각각 뛰었다. 장 감독은 "영상으로만 봤을 때 케이타가 기술적인 감각은 좀 더 낫다. 그러나 사닷은 높이 등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라이트에서 충분히 잘해줄 것으로 본다"며 "상황에 따라 레프트로도 활용할 수 도 있다. 팀에 온 뒤 테스트를 해보면 맞는 포메이션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란은 지난 2016년 UN으로부터 받은 경제 제재가 풀렸지만 여전히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관계가 껄끄럽다. 핵무기 개발 관련 때문이다. 출, 입국 관련과 취업 비자 발급, 급여 관련 송금 등에서도 걸림돌이 생길 수 있다.

장 감독은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에이전트의 연락을 받고 (사닷을)선발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문제는 사닷의 대표팀 차출이다. 그는 이란 21세 이하 대표팀 멤버다. 지난 2019년 바레인에서 열린 21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참가했다. 이란은 당시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87년 한국 이후 아시아팀으로 두 번째 우승국이 됐다.

올해 대회가 또 열린다. 이탈리아와 불가리아가 공동 개최하고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진행된다. 대회 참가국은 16개국이고 '디펜딩 챔피언' 이란도 한국과 함께 아시아 지역을 대표해 나선다. 사닷은 2019년 대회와 달리 올해 대회에서는 주전 라이트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사닷이 대표팀에 차출될 경우 2021-22시즌 V리그 초반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없다. 대회 참가 후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한다. 또한 상황에 따라 한국전력 팀 합류 자체가 더 뒤로 밀릴 수 도 있다.

이란배구협회에서 대표팀 소집을 이유로 사닷의 오프시즌 한국행을 막을 수 도 있다. 이란 역시 해외 출,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시행하고 있다.

사닷의 국내 에이전트는 그동안 V리그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고 보유 선수 숫자도 많은 데다 KOVO와 관계도 특별히 돈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에이전트의 말만 믿고 손을 놓고 있다면 난감한 상황과 맞을 수 도 있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구단 사무국과 에이전트가 바빠질 수 밖에 없다. 문제를 풀어야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에서 이란 배구계에 정통한 인물로 꼽히는 박기원 전 감독을 통한 인맥 풀도 잘 활용해야 한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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