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포스코 직업병] 집단 암 발생…그곳에 무슨 일이 있었나


강은미 의원 “포스코 공장 유해요인과 암 발병 인과관계 명확히 밝혀야”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포스코는 지난 7년 동안 약 1만2천700건의 작업환경 측정결과 ‘유해물질 기준치 초과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포스코 주장과 달리 최근 포스코 제철소에서 일한 노동자들이 암에 걸리는 등 작업환경과 암 발병 연관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4월 23일 기준으로 포스코 제철소에서 근무한 노동자 9명이 집단 또는 개별적으로 산재를 신청했다. 이 중 폐암, 폐섬유증, 악성중피종에 걸린 노동자 3명은 산재 승인이 떨어졌다. 나머지 6명은 조사 중이다.

포스코 공장에서 발생한 집단 암과 관련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23년까지 3년 동안 역학조사에 착수한다. 반도체, 타이어 공장에 대해서는 역학조사가 있었는데 철강업에 대한 역학조사는 처음 있는 일이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다른 철강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제철소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최근 직업성 암과 관련해 구체적 사례가 접수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집단 역학조사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하는 역학조사 실시요건인 ‘직업성 질환의 진단과 예방, 발생 원인의 규명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포스코 공장 환경과 암 발생에 연관성이 있다고 추정된다는 것이다.

2020년 12월쯤부터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에서는 포스코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각종 암 발생을 주장하며 집단 산재 신청과 전수조사 등을 촉구해왔다. 포스코 제철소에서 일한 근로자 9명 등이 폐암, 폐섬유증, 악성중피종에 걸리거나 병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2월 22에는 국회 산재청문회에서도 포스코의 건강실태와 작업환경에 대한 조사 요구가 있었다. 이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역학조사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집단 역학조사 실시를 결정했다.

역학조사평가위원회는 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실시한 역학조사 계획과 결과에 대한 심의 기구로 위원은 관련 분야(의학, 위생) 학회장 등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역학 조사대상은 협력업체를 포함한 포스코 제철소 소속 근로자, 1차 철강제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등이다. 조사인력은 직업환경의학전문의와 예방의학전문의, 산업위생전문가 등 공단 소속의 박사 연구원 17명이 투입된다.

조사내용은 ▲암 등 직업성 질환 발병 위험도 추정 ▲정밀작업환경측정과 평가로 크게 두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암 등 직업성 질환 발병 위험도 추정은 고용보험 가입 내역과 인사자료를 국민건강보험, 국가암등록 자료와 연계해 질환 발병 위험도가 높은지 평가가 이뤄진다.

정밀작업환경측정과 평가는 현재 작업환경 중 유해요인 발생수준을 측정·평가한 후 과거 노출실태, 개별 역학조사 자료 등을 검토해 과거와 현재의 작업환경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역학조사 결과는 직업성 질환 유발물질 파악과 질환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과 제철업 종사 근로자들의 산업재해 인정 등 보상근거로 활용된다.

김은아 공단 연구원장은 “이번 집단 역학조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고 관련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조사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풍부한 현장경험과 연구능력을 겸비한 연구팀으로 조사반을 구성했다”며 “이번 역학조사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철강제조업종의 보건관리 개선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의 적극적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2월 환경노동위원회 산재청문회에서 메모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와 관련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26일 “이번 역학조사에서는 무엇보다 포스코 공장의 유해요인과 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포스코는 지난 7년 동안 1만2천683번의 작업환경 측정결과 ‘유해물질 기준치 초과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눈 가리고 아옹 식 셀프 조사만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조사 과정 중 확인된 유해요인은 포스코 노동자뿐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며 “제철소 인근 주민들도 유해물질에 장기간 지속해서 노출돼 집단적 질환 발생의 문제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조사와 대책 마련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포스코 직업병] 집단 암 발생…그곳에 무슨 일이 있었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