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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놀이터' 일렉트로마트…가전 양판점 시장서 존재감 없는 이유


남성적 마케팅·MD 경쟁력 저하로 점포 수 증가에 비해 매출·점유율 제자리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 전경 [사진=이마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롯데하이마트에 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6년 전 야심차게 선보인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를 두고 시장의 평가가 싸늘하다.

가전 제품을 위한 원스톱 쇼핑 공간을 표방했지만 남성적인 캐릭터를 앞세운 마케팅과 상품 구성력 저하로 시장 내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다.

23일 이마트에 따르면 일렉트로마트 점포 수는 론칭 첫 해인 지난 2015년 1개 매장에서 지난해 50개 매장으로 늘었다. 전자랜드가 지난 1988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 134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 내 큰 폭의 외형 성장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는 기존 이마트, 스타필드 등 신세계그룹에서 운영하는 점포 내 숍인숍으로 입점하면서 점포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지난 2019년 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일렉트로마트의 첫 로드숍을 오픈했으나 매출 부진에 시달리다 수익성 악화로 결국 폐점했다. 이후 로드숍으로 출점한 사례는 거의 없다.

일렉트로마트 매장 전경 [사진=이마트]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일렉트로마트의 점포 수가 늘어난 것에 비해 가전 양판점으로서의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대형 로드숍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전 양판점과 달리 일렉트로마트가 숍인숍으로 운영되는 것도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상품 구색을 다양하게 갖추지 못하고 있는 탓에 점당 효율도 다른 가전 양판점에 비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는 가전 양판점이라기 보다는 마트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며 "취미·레저 편집샵에 가전이 일부 들어간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업계에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마트 중심으로 운영되는 일렉트로마트와 대형 로드숍 중심으로 운영되는 다른 가전 양판점들의 고객 구매 단가는 크게 차이난다"며 "충동구매 중심의 일렉트로마트가 목적구매 중심인 대형 로드숍의 고객 구매 단가를 따라올 수 없고, 자연스레 연매출에서도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시장에서 큰 영향을 주진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렉트로맨'이라는 남성적 캐릭터를 앞세워 마케팅을 펼친 것도 성장성을 높이는 데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여성 고객층의 발길을 끌어들이지 못해 단가가 높은 혼수 가전 수요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한계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일렉트로마트의 연매출 규모가 대략 3천~4천억원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마트는 외형 성장을 앞세워 일렉트로마트가 잘 되고 있다고 적극 알리고 있지만 정작 실적 공개는 피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17년까지 일렉트로마트의 연매출을 공개하며 2018년에 5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금도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의 2017년 일렉트로마트 연매출은 3천374억원이었으나 현재는 점당 효율이 떨어지면서 매출 성장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마트는 현재 일렉트로마트를 포함해 노브랜드, 몰리스펫샵 등 운영 중인 전체 전문점 매출만 공개 중이다. 지난해 이마트 전문점 매출은 전년 대비 15% 신장한 1조2천34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 노브랜드 매출이 전문점 매출의 70%를 차지한다고 추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렉트로마트 매출은 애견 전문점인 '몰리스펫샵'과 합해도 3천7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몰리스펫샵의 점포 수는 현재 32개다.

이를 바탕으로 일렉트로마트의 지난해 매출이 4천억원일 것으로 보고 시장 점유율을 추산해보면 3.5% 수준이다. 작년 가전 양판점 시장 규모는 11조5천억원 수준으로, 롯데하이마트가 35.3%로 1위, 삼성전자판매(28.7%), 하이프라자(25.2%), 전자랜드(7.4%)가 뒤를 이었다. 시장 빅4와 비교하면 일렉트로마트의 점유율은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매출액도 큰 차이가 난다. 1위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전년 대비 0.6% 증가한 4조5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판매는 19.4% 상승한 3조2천977억원, 하이프라자는 2.2% 늘어난 2조8천905억원, 전자랜드는 9.1% 증가한 8천50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집객력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매장을 오픈하면서 점당 매출이 높을 수 있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뒤늦게 오픈하는 점포들의 효율성이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 기대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렉트로마트가 가전업체들과의 가격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기존 유통채널을 활용해 매장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보이지만, 매출 규모에선 아직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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