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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디벨로퍼] ③ 건설업계, 해결사로 떠오른 '폐기물'


SK건설, 지정폐기물 '강자' 국내 최대 종합 환경 플랫폼 'EMC 홀딩스' 인수

SK건설 CI. [사진=SK건설]
SK건설 CI. [사진=SK건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새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건설업종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찾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특히, 폐기물 처리업은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산업부문으로 최근 건설업계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환경과 건설이 융합한 '에코 컨스트럭션'이 본격화하면서 폐기물 관련업에 대한 건설업계의 진출이 가속할 전망이다.

18일 건설업계와 SK증권에 따르면 폐기물 처리업은 산업 성장과 1인당 배출 폐기물량이 증가하면서 처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데, 공급은 님비현상(NIMBY)과 기술력 등을 이유로 인허가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환경규제가 지속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폐기물 처리업으로 눈을 돌리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폐기물 처리업에 안착한 기존업체들은 단가(P)의 상승, 물량(Q)의 안정적 증가를 경험했다"며 "이러한 추세는 환경규제의 강화로 인해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 SK건설, EMC홀딩스 인수로 동남아 찍고 해외 시장까지 '눈독'

SK건설이 인수한 EMC홀딩스가 운영 중인 환경기초시설 현황. [사진=환경시설관리]
SK건설이 인수한 EMC홀딩스가 운영 중인 환경기초시설 현황. [사진=환경시설관리]

SK건설은 친환경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건설사 중 하나다. SK건설은 신에너지 사업을 위해 미국 블룸 에너지(Bloom Energy)와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 경북 구미에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연료전지의 국내 생산에 돌입했다. 또한, 미국 이퀴닉스(Equinix)의 캘리포니아 데이터센터 SOFC 건설에 시공 및 발전사업자로 참여한 바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9월 국내 1위 폐기물 처리 플랫폼 업체인 환경관리주식회사(EMC홀딩스)를 인수하기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SK건설이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EMC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거래 금액은 1조원 수준이다.

그간 SK건설은 친환경 사업 강화를 위한 전담 사업 부문 신설하고 환경 변화에 따른 각종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다각적 사업 모델을 검토·발굴했다. EMC를 인수해 소각·매립·수처리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했으며, 관계사 연계 사업을 검토하고 환경분야 사업권 인수 추진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MC홀딩스는 전국 2천여 개 하·폐수 처리시설과 폐기물 소각장 4곳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차별화된 혁신 기술을 통해 기존 단순 처리 기술을 보유한 영세업체 위주의 국내 환경 시장을 선진화하고, 이를 기반 해외 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SK건설은 도시화와 인구증가로 폐기물량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우선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기업과의 상생을 통해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을 수행해 글로벌 폐기물 처리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올해 그동안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해 국내 환경산업을 선진화하고 글로벌 환경 이슈 해결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ESG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재탄생 할 수 있도록 매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EMC홀딩스, 지정폐기물 강자…진입장벽·단가 압도적

폐기물 분류. [사진=SK증권]
폐기물 분류. [사진=SK증권]

SK건설은 친환경 사업 추진 목적으로 국내 최대 종합 환경 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환경업 M&A 강자인 어펄마캐피탈은 EMC홀딩스를 통해 코오롱워터에너지를 인수한 뒤 수개의 폐기물 업체를 인수하며 국내 최대 환경플랫폼으로 몸집을 키웠다. 이후 SK건설이 지난해 9월 1조원을 투입해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EMC홀딩스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폐기물 업계 최강자로 발돋움했다.

SK건설이 인수한 EMC홀딩스는 지정폐기물(유해성이 있는 폐기물) 매립업소인 경주 폐기물 업체 와이에스텍을 보유하고 있다. 지정폐기물 매립 시장 내 와이에스텍의 시장점유율은 13.3%가량이다. 이어 올해 1월 SK건설은 EMC홀딩스를 통해 와이에스텍의 잔여 지분 30%를 1천600억원에 인수하면서 100% 지분을 확보했다.

지정폐기물은 처리방식이 일반폐기물 대비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고도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단가가 더 높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방치폐기물 처리단가 세부 산출 내역에 따르면 일반폐기물 대비 지정폐기물의 처리단가가 6배, 그리고 PCB(폴리염화비페닐)나 의료폐기물의 경우에는 일반폐기물 처리 비용 대비 11배까지 더 높게 형성돼 있다.

대표 지정폐기물인 PCB는 절연성, 열 보존성이 높아 변압기나 자동변속기의 전기 절연체, 도료, 인쇄잉크 등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장기간 노출될 경우 암 발병 또는 면역체계, 생식기능 약화 등의 우려가 있다. 폐기 시 2차 오염물질 발생 가능성도 커 고온에서 소각 처리하는 등 전문성이 필요하다.

단가뿐만 아니라 지정폐기물은 다른 폐기물 대비 기술, 인허가, 주민 반대의 면에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러한 이유로 처리업체의 신규진입이 거의 없었으며, 지역별로 특정 업체들이 과점시장을 형성, 계약관계에 있어 단가 협상력이 처리업체에 있었다. SK증권에 따르면 실제 지정폐기물 최종처리업체는 지난 2014년 이후 매년 20개 내외를 유지 중이며, 의료폐기물의 중간처리 업소도 15개 내외에서 크게 늘지 못하고 있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지정폐기물은 기술적인 이유로 일반폐기물 대비 처리 단가가 높고, 진입장벽도 높은 시장"이라며 "따라서 늘어나는 수요에도 불구하고 처리업소의 증가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향후 이 같은 환경산업은 건설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건설사들이 시장선점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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