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카카오, 이베이 대신 패션 스타트업 인수…왜?


젊은층 확보 및 큐레이션 강화…'카카오'식 커머스 시너지↑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불참한 카카오가 여성 의류 쇼핑몰 인수를 추진한다. 국내 이커머스 3위 사업자 대신 차세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 투자로 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승자의 저주' 위험은 줄이면서 커머스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이라고 평가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여성복 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 지분 인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가 자회사를 신설해 지그재그와 합병, 카카오커머스와는 별도로 운영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로고=각 사]

지그재그는 동대문 기반의 의류 쇼핑몰 4천여 곳을 한데 모아 보여주는 플랫폼으로, 월간활성이용자(MAU)만 300만 명에 달한다. 특히 102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지난해 거래액이 7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속도대로라면 올해 1조 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사실상 무신사에 이은 2위 사업자로, 시장에선 몸값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지그재그에 눈독을 들인 배경으로 ▲Z세대 중심의 젊은 이용층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꼽는다.

카카오 쇼핑 사업의 주 무대인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이긴 하지만 젊은층 이용률은 감소하는 추세다. 카카오톡이 '올드 플랫폼'이 돼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지난 2019년 8월 조사한 세대별 스마트폰 사용현황에 따르면 10대와 20대의 카카오톡 이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반면, 30~50대의 이용률은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1020대가 즐겨 이용하는 지그재그는 카카오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에 쇼핑탭을 신설했다. [사진=카카오]

지그재그가 큐레이션에 강점을 둔 쇼핑몰이라는 점에서도 카카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그동안 카카오는 취급품목(SKU)을 늘리고, 가격·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기보단 큐레이션에 방점을 찍어왔다. 최근 신설한 쇼핑탭 역시 테마 단위의 상품을 추천해주는 게 골자다. 지그재그 역시 이용자 연령과 스타일에 따라 쇼핑몰을 추천해주는 게 특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지그재그가 추구하는 패션사업 결이 비슷하다"라며 "특히 지그재그는 카카오커머스의 패션 플랫폼 '카카오스타일'과 서비스 형태가 비슷해 향후 두 플랫폼의 합쳐질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카카오가 상대적으로 패션 상품군이 약한 점을 고려하면, 지그재그 인수는 방대한 쇼핑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쇼핑 키우는 카카오…이베이코리아는 왜 버렸나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불참한 배경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쿠팡에 이은 3위 사업자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오픈마켓 영향력이 줄고 있다. 젊은층이 주목하는 플랫폼도 아니다. 지난 2019년 현대카드가 이베이코리아 특화 신용카드 '스마일카드'의 이용층을 분석한 결과 40대가 39%로 1위를 차지한 게 단적인 예다. 30대는 34.7%로 2위에 올랐으며 그 뒤를 50대(14%)가 이었다.

5조원이라는 고가의 인수가 대비 시너지 방안이 불분명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사실 판매자와 취급상품 규모가 중요한 오픈마켓은 카카오식 '관계형 커머스'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

또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카카오커머스가 앞선다.

지난해 카카오커머스 매출액은 5천735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1조3천억원)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1천595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850억원)를 앞질렀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매출 덩치는 커지지만, 수익성 차원에선 뒷걸음질 치는 셈이다. 카카오가 지그재그 인수로 돌아선 배경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 중이나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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