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특금법 D-1'…블록체인 게임 규제완화 멀었다


게임위, 블록체인 게임 등급분류에 보수적…특금법 규제 범위도 '불확실'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구글 플레이에서 유통되고 있는 블록체인 적용 게임들의 모습.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오는 25일부터 특정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되는 가운데 블록체인 게임업계에 한숨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초 게임업계에서는 특금법 개정안의 규제 범위에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에서 규정하는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이 제외됐다는 점을 들어 게임 내에서 획득한 NFT(대체불가능한토큰)도 마찬가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석이 갈리는 데다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블록체인 게임 등급 분류에 대한 기조가 여전히 보수적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호소하고 있다.

◆특금법 개정안에서 게임 내 NFT 규제 여부는 '불확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의 기준을 정립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각종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여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의 매도·매수,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 등의 영업'을 하는 자로, 가상자산 거래업자,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업자 등이 해당된다. 기준을 준수하지 못할 시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다.

한때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이 가상자산 범위에서 제외됐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게임 내 NFT도 가상자산 관련 규제 범위에서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특금법 개정안에서 가리키는 게임법상 해당 결과물이 '불법 게임물'로 한정됐다는 것이다. 즉 합법적으로 승인받은 게임에서 나온 NFT가 규제 대상인지 여부는 법에 명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게임에서 블록체인은 주로 NFT 형태로 구현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얻게 되는 각종 아이템에 NFT를 적용해 이를 게임사에 종속된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이용자의 소유로 귀속하는 방식이다. NFT의 이 같은 특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도입을 추진하는 게임사들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규제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게임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에 등급분류를 할 때 게임법뿐만 아니라 특금법 등 다른 법안들도 고려하기는 하지만, 아직 특금법 개정안에서 NFT가 규제 대상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우선 현행 게임법에서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결과물을 환전 혹은 환전 알선·재매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에 등급분류 시에도 이를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현재 게임사들이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가 실질적으로 게임위의 사행성 우려에 따른 등급분류 거부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당장 특금법 개정이 블록체인 게임의 입지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은 게임위 등급분류를 위해 수차례 문을 두드렸으나 최근 등급분류 거절을 최종 통보받았다. [사진=스카이피플]

◆NFT 사행성 우려 탓…게임위 등급분류 사례 '전무'

현재 블록체인 요소를 적용한 게임 중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은 사례는 없다. 플레로게임즈 '유나의 옷장', 노드브릭 '인피니스타', 스카이피플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등이 등급분류를 신청했으나 모두 거부됐다.

일부 블록체인 게임들이 국내 앱 마켓에서 서비스되고는 있으나 이들은 자체등급분류를 받고 유통되는 형태라 게임위 등급분류와는 별개다. 또 해외에서 유통되는 게임과 달리 이들 게임에서는 NFT 아이템을 거래소에서 거래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단순히 NFT를 아이템에 적용한 수준이다. 만일 거래소와 연동한다면 국내법상 18세 이용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해당 등급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게임위 등급분류가 필요하다.

이처럼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 보니 위메이드, 수퍼트리, 네오위즈 등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은 주로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게임을 내놓고 있다. 한 예로 위메이드의 경우 '버드토네이토 포 위믹스(for WEMIX)'를 지난해 12월 전세계 149개국 앱 마켓에 출시했으나 한국은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게임위가 블록체인 게임의 등급분류에 보수적인 이유는 사행성 우려 때문이다. NFT화된 아이템이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 등과 연동 거래돼 어떤 방식으로든 현금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게임위가 올해 2월 초 스카이피플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에 대한 등급분류를 최종 거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앞서 지난해 블록체인기능이 빠진 버전의 등급분류를 승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임위는 등급거부 결정서에서 "동일한 내용의 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가 이뤄졌음에도 새로운 신청을 한 것은 그 주된 의도가 이용자 간 게임물의 결과물에 해당하는 아이템을 가상자산화하는 방식으로 보다 용이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또 "NFT화한 아이템은 블록체인 특성상 게임 외부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게 되며 거래소 활성화 시 사행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높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해당 게임의 등급분류를 추진해 왔던 스카이피플 측은 그간 수차례 소명서를 제출하며 게임위의 문턱을 넘고자 노력했다. 우연적 확률로 결정되는 NFT 아이템의 삭제 등 게임 내 일부 콘텐츠를 수정하겠다는 제안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등급분류 시도는 좌절됐다. 결국 스카이피플은 조만간 행정심판을 청구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준비 중이다. 이와 별개로 오는 30일 거래 등 핵심 기능을 뺀 채로 게임을 구글 플레이에 출시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게임 등급 재분류 나선 게임위…향방 주목

이런 가운데 게임위는 현재 자체등급분류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NFT 활용 블록체인 게임 전반을 직권으로 등급 재분류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게임위 관계자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통해 매겨진 등급을 받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가상자산화된 아이템들이 외부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 사행성 검토 측면에서 주의깊게 보게 될 것"이라며 "시장에서 보다 정확한 등급분류를 받고 유통이 될 수 있도록 살펴보는 취지이며 게임사의 의견 등 여러 가지 입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가 향후 블록체인을 적용해 출시할 게임들의 모습. 다만 이들 게임의 국내 출시는 아직 미정이다. [사진=위메이드]

현재 국내 앱 마켓에서 자체등급분류를 받고 유통되는 블록체인 게임들은 거래 기능이 빠진 채로 출시됐다. 이 때문에 게임위가 사행성을 중점으로 등급 재분류를 한다고 해도 이들 게임의 등급이 모조리 취소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체등급분류를 통해 별다른 지장 없이 유통되는 게임에 대해 게임위가 등급 재분류 의사를 내비친 것이 부담이라는 시각이다.

한 블록체인 게임사 관계자는 "이번 등급 재분류를 계기로 게임위에서 NFT 적용 게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게임위가 여전히 사행성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바라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 같아 아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같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과 게임위 사이에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견해가 정반대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한콘진이 최근 공모를 마친 '2021 게임콘텐츠 제작지원(신기술 기반형)' 사업 중 하나가 블록체인 게임 제작지원 사업이다. 프로젝트당 최대 5억원씩 2개 내외의 프로젝트를 선정해 지원한다. 한콘진이 블록체인 게임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 게임에 적용된 NFT가 외부 거래소 등과 연동되면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물론 한콘진과 게임위의 역할이 서로 있는 만큼 양쪽의 입장이 다를 수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업계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아이러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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