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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인수戰 흥행 예감…이커머스업계 지각변동


롯데, 신세계 등 기존 예고된 업체에 큐텐까지 약 6곳 예비입찰 참여

이베이코리아 온라인마켓 브랜드들 [사진=이베이코리아 ]
이베이코리아 온라인마켓 브랜드들 [사진=이베이코리아 ]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쿠팡발(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흥행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누가 인수하는냐에 따라 이커머스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 마감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는 기존에 알려진 롯데, 신세계(이마트) 등 유통 대기업과 통신업체 SKT,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 참여했고 카카오는 최종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그 대신 동남아 기반 직접구매 플랫폼 큐텐(Qoo10)이 입찰에 응하며 국내 유통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알려지지 않은 곳까지 총 6개 정도의 기업이 입찰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5조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고려하면 이번 이베이코리아(지마켓, 옥션, G9)의 예비입찰이 절반의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굴직한 기업들이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출했기 때문이다.

◆ 이베이 '5조원' 비싸다 -> '5조원' 싸다, 로 바뀐 시장 분위기…가격 더 뛰나?

지난 1월 이베이 미국 본사에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선언했을 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매각 희망가로 이야기되던 5조원도 비싸다는 것이 당시 분위기였다. 오래된 업체지만 최근 성장세가 둔화됐고 플랫폼 또한 탁월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쿠팡이 지난 11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만년 적자 기업이 미국에서 약 100조원의 평가를 받으며 이베이코리아의 5조원이 싸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16년 연속 흑자를 낸 이커머스 업체이며 판매자 수도 네이버쇼핑(40만개 업체)에 이은 2위(30만개) 규모를 가지고 있다.

데이터베이스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20년간 거래를 통해 쌓은 수많은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베이를 인수한 기업은 이 빅데이터를 자사 비즈니스를 위한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이후 과정에서 예상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기업들의 매수 의지가 강한만큼 가격이 뛰는데 이후 입찰 과정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매각 주관사들은 예비 입찰 후보 기업들이 써낸 입찰 금액과 조건을 가지고 인수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대상이 선정 되었으면 주관사들은 약 2개월 간 실사를 통해 인수 대상 기업과 합병 효과를 조사한다. 재무, 세무, 회계와 관련된 정략적인 기업 평가는 물론이고, 기업의 정성적인 평가 대상이 되는 사업의 성장성과 시장 점유율, 조직 문화, 브랜드 가치, 영업권 및 지적 재산권 평가 등이 고려된다.

특히 현금 흐름표로 이루어진 재무상태표가 가장 우선시 되는 실사의 대상이 되며 현금 창출능력을 들여다보고 합병시 큰 문제가 없다면 입찰 가격이 중요한 낙찰 요소가 된다. 본입찰은 실사가 끝난 후 5~6월께 진행될 예정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경쟁 입찰 시 일반적으로 예비입찰은 '구속력이 없는' 형태로 제출되기 때문에 입찰 기업 모두가 강한 의지를 가졌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번 입찰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면서 "이번 이베이 인수에 참여한 기업 중 절반 이상은 입찰 금액을 크게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모습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모습 [사진=신세계그룹]

◆ 신세계·SKT 매수 의지 강해…각사 시너지 효과는?

이베이코리아가 높은 시장 지위를 지니고 있는 만큼 이번 입찰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은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거래액 기준 3위(20조원)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네이버(27조원)·쿠팡(22조원)과 견줄 수 있는 덩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유율 역시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는 약 12%를 기록해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롯데온(4%)과 SSG닷컴(3%)이 잇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과 SKT의 인수 의지가 가장 강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가 인수한다면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먼저 후발주자로 업계에서 다소 몸집이 작은 SSG닷컴 규모를 단숨에 키울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SSG닷컴 거래액은 3조9천236억원으로 업계 6위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쿠팡(약 22조원)을 넘어 약 24조원대로 몸집을 키울 수 있다.

SKT는 성장이 정체된 11번가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약 10조원의 거래액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6%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정체된 분위기다. 만약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11번가는 단숨에 네이버·쿠팡과 함께 이커머스 '탑3'로 올라간다.

최근 SKT가 11번가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과의 협력 발표가 대표적이다. 양사의 역량을 합해 협력하면서 새로운 유료 멤버십 출시를 예고했다. SKT의 'T멤버십'이나 자사 디지털 콘텐츠와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임'을 일부 연계한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본입찰도 남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누구 품에 안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어느 기업의 매각 때보다도 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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